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회 초년생일 때의 나라면,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의 알바생이 되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런베뮤에서 노동자를 착취한 바로 그 방식 때문에.
2025년 7월16일, 베이커리 업체 런베뮤에서 청년 노동자가 과로사했다. 런베뮤의 노동자들은 근무시간과 휴식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트집잡기식의 갖은 시말서를 요구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표정·말투·걸음걸이에 대한 규제 그리고 특정 헤어스타일과 의상의 상시적인 청결 유지 규율이나 몸매 지적 등 ‘과잉’ 외모 단속이 있었다. 이는 런베뮤 창업자의 발언과 맞물려 ‘노동자를 사람이 아닌 오브제로 대했다’는 공분을 샀다.
그런데 런베뮤의 성공은 철저한 이미지 브랜딩 덕분이었다. 과거의 ‘용모단정’은 한마디로 비유하자면 유니폼을 갖추는 노동이었다. 이제 노동자의 몸과 옷, 태도를 아울러 유니폼이 돼야 한다. 유니폼만 입을 줄 아는 노동자는 키오스크나 인터넷 배송보다 ‘가성비’가 떨어진다. 이제 ‘인간 노동자’의 가치는 기계가 구현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젊음, 활기, 개성, 눈맞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깃든 ‘몸’ 자체다.
어떤 노동자는 그런 오브제가 되기를 욕망한다. 런베뮤 사건 약 두 달 뒤, ‘난 느좋(느낌 좋은) 카페에서 알바하는 사람들 신기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였다. 게시자는 “나한테 알바는 진짜 걍 일하는 대가로 돈 받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서 갈 때 ㄹㅇ(리얼) 거지처럼 가거든”이라며, 반면 ‘느좋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이 외모에 신경 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그 이유로는 노동이 각자에게 “죽은 시간”인지, “온전히 자기의 시간”인지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니까 오히려 오브제(대상)가 되는 것이 살아 있는 시간이 된다. ‘문화자본’이 높은 브랜드에 대한 소속감, ‘느낌 좋은’ 손님들이 노동자를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좋은 대상’으로 대하는 업무 환경, 일터의 분위기나 일하는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콘텐츠화할 가능성을 포함하기 때문에. 이는 다시 나중에 이력서에 기재할 ‘인스타그램 포트폴리오’가 되고, 다른 팔로어들과 소통하는 ‘관계 자원’이 된다. 이 모두는 실제로 꽤 보람 있는 경험이기도 하다.
몇 댓글에서는 게시자에 대해 ‘일을 대하는 태도’가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알바하는 시간을 어떻게 죽은 시간으로 생각할 수 있지. 뭐라도 하나 배우고 경험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제 ‘그저 맡은 바 성실히 일하기’는 게으를 뿐 아니라 의미 없는 시간이 되어간다.
오브제 되기를 욕망하는 존재는 노동자와 창업자뿐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 사진을 ‘찍음 직한’ 식음료, 지리적으로는 한국이더라도 영국 런던을 구현한 공간의 ‘분위기’, 이 모든 것에 어울리는 ‘차림새’를 하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찍어 올려 자발적으로 ‘전광판’이 되는 고객 모두다.
그렇다면 런베뮤의 외모 단속은 좀 과한 ‘정도’의 문제일까? 혹은 그에 필요한 ‘보상’을 덜 지급해서일까? 유니폼은 회사가 제공하고 퇴근 뒤 벗을 수 있지만 느낌이라는 유니폼은 “온전히 자기 시간”의 문제가 됐다.
채용 공고에서 ‘가족 같은 분위기’는 공공연한 노동착취의 은유였다. 이제 ‘느낌 좋은 분위기’가 새로운 열정이자 착취의 메타포다. 이 분위기는 과거의 증명사진처럼 이목구비의 생김새나 신원확인만으로 구현 불가능하다. 오브제를 욕망하면서도 저항하고 싶은 이 느낌을 ‘모두의 느낌’으로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도우리 작가·‘우리는 중독을 사랑해’ 저자
*불편한 매력: 모두가 단일하게 매력적이기를 기대받고 또 기대하는 시대, 매력의 재발명을 고민하는 칼럼입니다. 3주마다 연재.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 모습. 김혜윤 한겨레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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