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인터뷰를 할 때면 늘 부끄러움을 느낀다. 열정적으로 읽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비평하는 독자의 커다란 마음에 반의반도 못 쫓아가는 듯한 기분이다. 강연학(38)씨도 그런 독자였다. 강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주 기사를 공유하고, 구독도 적극 권장한다. 최근에 업데이트된 정기구독 신청 전화번호(02-2013-1300)를 기입한 그의 구독 권유 메시지는 그가 얼마나 낱낱이 을 읽고 있는지를 증명한다. 꼼꼼하고 날카롭게 기사를 읽어왔겠지만, 독자 인터뷰를 하며 나눈 전화 통화에선 칭찬 세례가 쏟아졌다. 따뜻한 응원의 말들을 옮겨 싣는다.
독자 인터뷰를 부탁드리고 난 다음 받은 메시지에서 “역사책처럼 을 서가에 모으고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꽤 많이 모았다. 정기구독을 시작한 건 최근이지만 2000년부터 가판과 서점에서 꾸준히 사서 봤다. 여러 상자 된다. 이사하면서 가족 중 한 명이 커피를 엎질러 버린 몇 권이 있어 아쉽게도 다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낱권으로 사보다 정기구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몇 달 전 한겨레TV에서 ‘불타는 감자’ 를 보는데, 거기에 편집장이 등장하셔서 너무 당당하게 전화번호를 읊으며 정기구독하라고 하더라. 그 번호를 받아적고 구독 신청을 했다.
을 본 지 벌써 15년이 훌쩍 넘었다. 꾸준히 봐온 이유가 있다면.에서 광고하기를 이 책 한 권만 보면 이슈와 지식을 충족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한권 한권이 정밀하게 완결된 느낌이 있다. 다른 매체의 어떤 기사들을 보면 그때그때 이슈를 소화하느라 바빠 문장이 급박하고 시선을 끄는 자극적인 단어를 쓸 때도 있다. 하지만 은 잘 청소된 집을 보는 느낌이다.
잘 정돈된 집이라면, 특히 마음에 드는 방이 있을 것 같은데.
많은 분이 얘기하셨지만, 세월호 이슈를 꾸준히 다뤄준 것을 꼽는다. 너무 고맙다.
페이스북에 ‘시민입법 프로젝트’ 기사를 공유하며 우리 대신 구독 광고도 해주셨다. 어떤 법안에 투표했나.최저임금 1만원법을 골랐다. 교육 관련 회사에서 일하다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공부하고 조교일도 하는데, 어느 날은 시험 감독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 뭘 해도 기본적으로 먹고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최근 특히 인상 깊은 기사가 있다면.이중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오직 검사만 할 수 있는 일’(제1116호)을 한참 동안 읽었다. 마음이 아파서 빨리 읽어 내려갈 수 없었다. 기사 한쪽에 일지가 정리돼 있는데, 이 정리한 법조 일지는 평이 참 좋다. 주변에 보는 사람이 되게 많다. (강연학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올해 초 법학 일반대학원에 진학해 헌법을 연구하고 있다.) 타임라인이라는 게 단순한 스케줄이나 일정이 아닌데다, 우리나라처럼 법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국가에선 특히 쓰는 사람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늘 잘 정돈돼 있는 것 같다. 아, 지난호 표지이야기였던 ‘5152’(아픈 아이 손잡는 법안이 떴다)도 좋았다.
내내 칭찬만 해주셨다. 아쉽거나 바라는 점도 있을 텐데.정기독자 커뮤니티 ‘21cm’를 보면 기자들 정말 고생하시는 것 같은데, 굳이 얘기를 해야 하나.
큰 도움이 된다.(망설이다가) 그렇다면…, 기사를 읽을 때 기자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기사는 티가 나는 것 같다. 너무 유토피아적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뭔가 기자가 쓰고 싶은 것, 내 삶에 이것 하나는 매듭짓고 가고 싶다, 그런 걸 써주면 좋겠다. 예전에 교육 관련 일을 할 때 강사들한테도 강연 전에 꼭 ‘하고 싶은 대로 하시라’고 주문했다. 나는 그런 마음을 믿는 편이다. 독자의 반응을 신경 쓰지 말고, 자기 고집대로, 그런 자신감으로.
미처 묻지 못했지만,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소설 필사를 하고 있다. 1년 좀 넘었다.
얼마나 필사하셨나.얼마 안 돼서 말하긴 부끄럽지만 어쨌든 1권은 넘었다. 소설을 베껴쓰면서 우리 말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언젠가는 꼭 끝내고 싶어 지면에 기록으로 남긴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전화신청▶ 02-20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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