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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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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슬퍼도

등록 2016-02-22 15:05 수정 2020-05-02 04:28

에 보물 같은 독자에게 전화를 건 것인데, 오히려 “복권을 맞은 것 같다”며 더 좋아해주었다. 눈 덮인 제주 1100고지를 보고 학교가 있는 충북 청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는 홍경화(32)씨의 목소리는 눈꽃처럼 맑고 밝았다. 그는 북한에서 온 학생들이 있는 서울 여명학교에서 2013년 기간제 교사로 일한 적이 있다. “내 손으로 벌어 월급을 받으면 주간지를 구독하겠다”고 생각한 그는 그때부터 과 함께했다.
경화씨는 “이 지치지 않고 열심히 시리즈 기사를 써주는 점이 좋다”고 했다. 그는 박사과정(국어교육 전공)을 수료하고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이기적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그의 삶이 지치지 않기 바라며, 우린 손바닥만 한 지면을 그에게 내주었다. 소중한 사람에게 직접 마음을 전할 것을 권하자, 그는 여명학교 학생 이름 하나하나를 적어 보내왔다.

홍경화

홍경화

제주에서 꿈같은 며칠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받은 기자님(송호진)의 전화는 현실계로 돌아오기 싫던 제 마음을 알고 하늘에서 준 선물 같아요. 제주 여행도, 여행 끝에 찾아온 기자님의 전화도 온전히 어린아이처럼 기뻐할 수 있는 귀한 선물을 받은 것 같아 참 감사합니다. 마치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처럼, 외로워도 슬퍼도 혼자 견뎌야지 다짐하며 매일매일을 보내왔는데 서른둘을 시작하는 저에게 살아가는 것을 팍팍하게 여기지만은 말라고 격려해주는 것 같았어요.
삶에 대한 기대를 점점 내려놓는 ‘어른’이 되어갈수록 더욱 마음의 고립을 선택했던 저였는데 이 격려는 고립을 내려놓으라고 얘기해주는 것 같아 더 감사한 마음입니다.^^
귀한 지면을 주셨으니 지난 몇 년간 함께했던 여명학교 학생들 몇몇을 격려하고 싶어요.
여명 고3들, 정말 졸업 축하하고 졸업까지 무사히 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처음 여명에서 어쩔 줄 모르던, 너희에게 참 부족한 ‘샘’이었는데, 믿어주고 힘을 줘서 고마워. 이제 학교를 벗어나 정말 세상을 마주해야 하는데, 씩씩하게 잘 견뎌낼 수 있길. 그리고 정말 너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주길.
특히 지난 한 해 독서와 글쓰기 동아리 착하게 잘 따라와준 ○수, 금○, ○심, 남○, 현○, 진○, ○명, 모두 정말 고마웠고 너희가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응원할게! 너희가 힘든 시간을 보내온 만큼 더욱 깊고 넓은 사람들이 되어주길! 아, 특히 군것질거리로 끼니 대충 때우지 말고 꼭 세 끼 잘 챙겨 먹는 거 약속 지켜야 해.^^ _ 졸업을 축하하며 홍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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