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있는 정기독자 이정화(30·사진)씨에게 전화를 건 것은 그가 엽서에 남긴 말 때문이었다. “올해 말쯤 외국에 갈지도 몰라 구독을 더 해야 할지 망설여지지만 여력이 되는 한 끝까지 읽도록 할게요.” 그가 외국에 나가기 전이었으면 했다. 전화벨이 그치자 긴장된 마음으로 물었다. “외국이세요?” 이씨는 “엄마한테 아직 (외국에 나간다고) 말씀 안 드렸는데”라며 난처해했다.
이정화 제공
아직이다. 내년 설 지나고 나갈까 생각 중이다. 나이가 만 서른이 됐다. 워킹홀리데이(젊은이들이 외국에 나가 일을 하며 관광과 어학연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라,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결정했다. 비자 신청은 끝났고, 비행기 티켓만 사면 된다.
한 번도 집을 떠난 적이 없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그때부터 엄마 식당 일을 도왔다. 엄마는 농사를 조금 지으면서 절 근처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판다. 엄마는 음식 만드는 일밖에 모르는데 나 없이도 잘하실 수 있을지….
핑계이긴 한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취업준비생 생활을 잘 못했다. 남동생도 군대에 갔고 1∼2년 동안 정신없이 집안을 정리했다. 바라던 곳에 취업도 안 되다가 어쩌다 커피를 배웠다. 바리스타 일을 하는데 외국에 가서 더 큰 시장은 어떤지 경험해보고 싶었다.
영국 가면 페이스북으로 기사를 보겠다. 지금도 페이스북으로 재미나게 보고 있다.
한발 더 내디딜 준비를 하는 이씨는 부모님 이야기를 많이 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서 농민 백남기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것을 보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FTA(자유무역협정) 체결할 때 아버지가 단체로 버스 대절해서 서울로 올라가기도 했다. (백남기씨) 따님이 올린 글을 보고 그때가 많이 생각나더라.” 이씨가 외국에서 꿈을 펼치고 돌아올 2년, 그동안 이 땅의 아버지들에게 별일 없기를 함께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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