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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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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작이어서 더 좋아

등록 2015-10-07 15:22 수정 2020-05-03 04:28

처음부터 목표는 대상이나 우수상이 아니었다. ‘가작’ 시상품이 끌렸으니까. 그리고 꿈은 이루어졌다. 신원경(25)씨는 지난해 3월 창간 20주년 기념 CF 공모전에 응모해 ‘가작’으로 입선했다. ‘득템’도 성공. 상품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2년 정기구독권(!)이란다.

다른 상품도 아니고 정기구독권을 받고 싶어서 응모했다니. 기뻐서 못 믿겠다. (웃음)

정말이다. 당시에는 백수여서 구독료가 부담스러웠다. 공모전 광고를 보고 ‘가작만 타면 구독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응모했다.

지금은 직장인인가.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연구기획 쪽 업무를 맡고 있다. 무료 구독 기간이 끝나도 정기구독 연장할 거다. (웃음)

광주트라우마센터라면 한국에서 처음으로 국가폭력(광주민중항쟁) 피해자 치유를 위해 만든 곳으로 알고 있다.

센터에 들어오기 전에는 (내가) 광주 사람인데도 큰 관심을 갖지 못했던 곳이다. 그런데 들어와서 당사자, 관련자들이 35년이 지나도 트라우마를 겪는 걸 보고, 5·18의 진상을 제대로 알리는 것만큼이나 ‘이후의 삶’에 대해 사회적으로 더 얘기돼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고, 가끔 역사 왜곡 발언이 이슈가 되면 치료를 받으면서 안정되고 있던 분들이 다시 무너지는 상황이 온다고 센터 내 치유재활팀에서 전해들었다. 사회적으로도 ‘왕따’시키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치유가 가능한 거다.

최근 기사 중에 인상 깊었던 게 있다면.

4대강 문제를 끈질기게 취재 중인 김종술 기자를 다룬 표지이야기(제1078호 참조). 전남 여수 봉두마을에 송전탑 문제를 취재하러 갔을 때 (김종술 기자를) 현장에서 만난 적이 있어서 반가웠고, ‘이분이 표지에도 등장하는구나’ 싶어서 신기했다. 매주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내는 ‘표지 맞히기 퀴즈’ 에 자주 참여하는데 그때 표지도 정답을 맞혔다. (웃음)

김종술 기자가 표지에 등장하는 게 신기했다니. 혹시 표지로 선택한 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었던 건 아닌가.

그런 건 아니다. 충분히 다룰 만하다! 전남대를 다니며 에서 4년 동안 기자로 활약한 원경씨는 기자로 일하는 꿈도 계속 키우고 있다. 원경씨가 만든 20주년 기념 CF 제목은 ‘은 청바지입니다. 사람으로 물든, 세상을 물들일 청바지’다. 원경씨가 쓴 ‘세상을 물들일 기사’도 곧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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