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희 썩 나쁘지만은 않을 미래
청년에게 소설가 김영하는 말했다. ‘어차피 여러분은 모두 잘 안 될 거예요.’ 그가 등단한 1990년대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사회·경제적 토대를 설명하며 펼친 비관은 아이러니하게도 묘한 안도감을 줬다. 기획2 ‘버려진 것들에 새 생명을’을 읽으며 그때와 비슷한 종류의 낙관이 마음을 스쳐갔다. 우리는 더 이상 한계 없는 확대생산으로 부를 축적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적게, 오래, 바꿔 쓰는 수밖에. 그 미래에 딱 맞는 삶을 일궈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솔깃했다. 그 방식은 경쾌하기까지 하다. 서로의 추억을 나누고 물건의 기억을 함께 써나갈 수 있다니. ‘모두 잘 안 될 거라는 미래’가 썩 나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함규원 마지막이 아름다울 잡지
폐간호를 준비하는 독립잡지 기사 ‘그렇게 우리는 장례식을 준비합니다’가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잡지가 으리으리하게 시작해 말도 없이 사라진다. 최소한 마지막 인사라도 독자에게 건네겠다는 잡지의 윤리가 아름답다. 40년간 좌파 지식인들의 지적 교류의 장이던 라는 잡지가 있었다. 한때 문을 닫았다가 2000년에 재창간하며 당시 한 편집위원은 저널의 존속 기간이 그 성취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잡지는 그 전망이 아무리 미적지근한 것일지라도 보다 나은 삶을 위한 노력에 항상 동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삶을 수긍한 채 살기보다 질문을 던지며 늙어가자”며 를 만든 5년 동안 쌓아둔 고민과 다짐이 다른 지평에서 이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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