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2월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방송법 개정안 심의 중 발언하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또 퇴행을 주도했다.
2025년 12월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에 있는 ‘양성평등’을 ‘성평등 및 성다양성 존중’으로 변경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12월18일 법사위 개정안 심의에서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성애 문제에 비판적인 분들이 표현의 자유를 너무 침해한다”고 말하며 제동을 걸었다. 방송·미디어에서 여성·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와 폭력 위협 때문에 만들어진 문구를, 가해자의 ‘표현의 자유’ 때문에 없애자는 얘기였다. 류신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다양성이나 성평등 문제는 일반적으로 존중될 가치이기 때문에 국회 과방위를 통과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박 의원은 “확대해석될 위험성이 있다”고 삭제를 고집했다.

2025년 12월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방송법 개정안 심의 중 발언하는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도 나섰다. 그는 “미국 뉴욕시 인권위원회 자료를 보면 성의 종류가 서른한 가지다. 성평등은 ‘굉장히 위험한 개념’”이라며 “성은 젠더라는 걸 전제하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성평등 및 성다양성 존중’은 다시 ‘양성평등’으로 변경됐다.
극우 개신교에서나 나올 법한 주장이 법사위 개정안 심의에 반영된 걸 두고 “국제인권기준에 대한 무지와 악의적 왜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12월24일 성명을 내어 “사회적 소수자 혐오는 표현의 자유 대상이 될 수 없다. 성평등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여성과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국회의원 때문에 우리 사회가 위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2023년 11월3일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한국에 대한 국제규약 준수 심의 결과에서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차별·혐오 발언 및 폭력에도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정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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