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8월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욱·함운경·김민수·김태우·양향자·장영하·김재원·손범규·김근식·최수진·홍석준 최고위원 후보. 연합뉴스
계절에 안 맞게 한기가 도는 국민의힘 지도부 선거를 보고 있다. 행여 누구라도 관심 가질까 외려 쉬쉬하는 눈치다. 흥행 요소도, 흥행 의도도 없다. 그 빈자리를 ‘윤어게인’ 일당이 치고 들어왔다. 이 시국에 그들이 당을 갖고 놀게 두다니.
당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자들이 그들과 정확하게 선을 긋지 않아서다. 전한길이고 전광훈이고 통일교고 신천지고 다 끌어안고 가자 한다. 계엄은 내란이 아니었고 윤석열 탄핵은 잘못됐다고도 한다. 당원 감정 운운하며 당선되면 윤석열 면회도 가겠단다. 아예 감옥에 갇힌 윤석열을 구해낼 기세다. ‘맨정신’인 이가 별로 없다.
국민 ‘무관심’은 거의 ‘냉담’으로 접어들었다. 점차 ‘걱정’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사회 파워엘리트 권역에 내란을 옹호할 정도로 극우적 확신을 지닌 무리가 짐작 이상으로 많다는 것을 절감한 터다. 그들의 이권 네트워크도 공고하다. 그들과의 내부 투쟁이 절실한 보수 진영에서 정치적 대표성을 지닌 국민의힘이 이 지경으로 무너지게 두는 게 옳은가,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여차하면 해산될지 모르는 정당이니 모르쇠 하는 게 맞는가, 그래도 여전히 들어가는 세금이 얼마인데 신경 써야 하지 않는가…, 당연한 우려다.
계엄 반대, 탄핵 찬성 당론으로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께 사죄하고, 책임자들을 구체적으로 솎아내자는 ‘징비록’의 기치를 내건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출마하면서 그나마 일방적 극우 점령에 차단막을 세웠다. 그는 진작부터 “한동훈이 안 나서면 나라도 나서겠다”더니 진짜 최고위원으로 나섰다. 뜻있는 현역 의원들조차 ‘너절하게 싸우기 싫어’ 망설인 자리다.
그는 북한과 통일 문제를 오래 연구해온 정치학자로 더불어민주당 전신 정당에 정책 전문가로 발을 디뎠고, 사드 배치에 찬성하고 ‘햇볕정책’과 멀어지면서 국민의당을 거쳐 미래통합당, 국민의힘까지 오게 됐다. 이해타산을 좇은 변신이라기보다는 철학과 신념에 따른 변화였다고 하겠다. 그는 당원들의 집단 지성을 믿으면서도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것을 경계한다. 정당의 ‘게이트키핑’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지금 같은 당 권력 공백기에 이쪽저쪽 세력을 마구잡이로 갖다붙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지지세로 이용해먹는 행위는 심각한 ‘반정치’라고 말한다. 자칭 ‘일종의 지식인’으로서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를 믿는 이들에게 업혀가려는 당내 움직임과 맞짱 뜬다. 했던 말 하고 또 하며 울분을 토한다. 구한말 우국지사와도 같은 ‘비장한 아재미’이다. 이쪽 장르로는 김근식이 ‘원탑’이다. 마치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릴 듯하다.
2025년 8월7일 당대표 후보 4명, 최고위원 후보 8명 예비경선 결과가 추려졌다. 똘똘 뭉치자, 이재명과 싸우자는 공허한 선동만 울린다. 김근식을 제외한 그 누구도 똑떨어지는 혁신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모두의 잘못이라는 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거나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소리다. 이번에 김근식이 받는 지지는 국민의힘의 구성 성분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다. ‘썩은 물’이 얼마나 섞였는지, 온통 다 썩어버렸는지, 과하게 썩어 보였던 건지.
김근식은 정당은 같은 정치적 견해를 가진 이들의 결사체임을 들어, 김문수와 장동혁이 당대표 최종 결선에 오른다면 답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이쯤 되면 김근식이 친한계가 아니라 한동훈이 친근계여야 하지 않을까. 지는 싸움도 할 줄 아는 이다. 욕본다, 김근식.
김소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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