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오른쪽)와 김병기 원내대표(앞줄 왼쪽)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025년 10월2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정은까지 이러기냐 싶다. “한국 영토가 안전한 곳이 될 수 있겠느냐”니. 협박도 때가 있지.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안팎의 환경이 엄혹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는 여전히 으름장을 놓고 그나마 좀 잘해보려던 일본 총리마저 180도 다른 인물로 바뀌며 누구 하나 도움이 안 된다. 나라 안에라도 기댈 곳이 있으면 좋으련만. 여당이 대통령 지지율을 깎아먹는다는 판이니….
내란 극복과 검찰·사법 개혁을 어느 때보다 책임 있게 해야 할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야당’ 소리를 듣는다. 도통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죽하면 여당 대표인 정청래는 야당 대표 시절의 이재명을 흉내 내고 여당 법제사법위원장 추미애는 야당 법사위원장 시절의 정청래를 흉내 낸다고 하겠는가.
의원 개인이 잘하면 각자 몫이다. 그런데 잘못한 건 합해진다. 때론 곱해진다. 그게 여당이라는 위치 값이다. 게다가 지금 제1야당은 거의 정치적 실종 상태다.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는 된다’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엉망진창이다. 당대표가 대통령 만나서 웃고 돌아서선 끌어내리자고 종주먹을 들이댄다. 대통령 부부의 추석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무슨 나라를 팔아넘긴 일인 양 침소봉대하고 대변인 물러가라, 제1부속실장이 실세다 생떼 수준으로 트집 잡는다. 고작 이런 야당에 같이 맞고함치고 삿대질이나 하다니, 민주당도 너무 못하고 막 한다.
정중하고 사려 깊게 조희대 탄핵하고 지귀연 회피하면 될 일이다. 자기 바지 앞춤도 못 추스르는 꼴인 주제에 세종대왕 들먹이며 훈계하는 대법원장이나, 내란 재판정에서 실실 웃으며 청팀 홍팀 장기자랑 진행하듯 가벼이 처신하는 판사나, 이미 사람들 판단은 끝났다. 험한 말이나 으르댐이 굳이 필요한가. 상복 맞춰 입고 나와 앉아 ‘저항 코스프레’ 하는 검사들 따위에게 왜 굳이 신경 쓰나. 바보에게 바보라고 하면 더 바보짓 하고 나쁜 놈에게 나쁜 놈이라고 하면 더 나쁜 짓 한다. 어차피 역사 저편으로 사라질 집단이다. 불필요한 반발과 부작용이 없도록 다독이고 품고 가는 (척이라도 하는) 게 여당다운 할 일이다.
공고한 기득권을 지닌 이들의 저항을 경계해야 한다고? 맞다. 그렇기 때문에 도리어 더 냉정하고 침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 살얼음판 건너듯이 모든 걸 감당하는 중이다. 추석 귀성길에 ‘검찰청이 폐지됐다’는 그럴듯한 뉴스를 들려준다고, 당대표가 자기에게 우호적인 유튜브 채널에 나와 ‘단심’을 강조하는 눈물을 보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눈앞에서 환호받는 게 뭐 대수인가. 끝내 제대로 하는 게 진짜 실력이다. 민주당은 집권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에게 업혀 가는 것 말고 과연 무엇을 했나. 어떤 신뢰와 희망을 주었나.
‘개딸 독재’란 말은 게으른 비판이다. ‘개딸 권력’도 한심한 평가다. 지금 민주당을 쥐고 흔드는 이들은 ‘개딸’이 아니다. 원한과 복수의 감정을 자극하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레커’와 그 주변 강성 지지자들이다. 이재명 지지자들은 이미 멀리 넓게 분화돼 있다. ‘뉴 이재명’도 늘었다. 저마다 자기 자리에서 정권의 성공을 바란다. 나와 가족, 이웃의 생존을 위해서다. 알량한 지분 챙기기에 혈안이 된 민주당 인사들의 인정투쟁을 결코 좋은 눈으로 보지 않는다. 앞으로의 정국은 민주당과 민주당의 싸움일 것이다. 강성 지지자들에게(만) 휘둘리는 민주당과 비강성 지지자들과 나아가 비지지자들에게(도) 다가가는 민주당의 싸움. 집권여당다운 책임 있는 리더십을 호소한다.
김소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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