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025년 4월16일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HD현대중공업 권오갑 회장(오른쪽) 등과 정조대왕급 2번함 ‘다산정약용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을 기각한 이유는 국정 공백과 정치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였지 죄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선고문에도 담겼듯 비상계엄 정국에서 그의 헌법과 법률 위반 정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데 한덕수는 마치 ‘다 이기고 돌아온’ 사람처럼 처신하고 있다.
납작 엎드려 트럼프발 관세 위기의 파고를 피하고 더 납작 엎드려 조기 대선을 관리하며 물가와 안보만 챙기는 게 옳거늘, 마치 ‘윤석열 빙의’라도 된 듯이 설친다. 누가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참하고 호남으로 영남으로 사진 찍기용 기업 탐방을 다니라 했나. 누가 국운이 걸린 대미 협상에 성급하게 나서라고 허락했나. 누가 내란 공범 의혹이 짙은 ‘안가 4인방’ 중 한 명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할 자격을 부여했나. 마침 그 자리에서 과도기 관리자의 역할을 맡게 됐을 뿐, 아무도 그에게 지도자의 권한을 위임한 바 없다. 아무리 ‘멘붕’ 상태인 국민의힘 일부가 그의 대권 출마를 띄운들 50년 넘도록 국록을 먹어온 이가 이리 천지 분간이 안 될 수 있을까.
그는 툭하면 하버드 출신임을 강조하며 모든 말에 영어를 섞어 쓰는 ‘그 시대 마인드’의 권력 추종형 인간이긴 하나, 트럼프와 통화하는 ‘대통령 놀이’를 넘어 ‘대권의 꿈’까지 스스로 꾸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잼버리 사태’ 때 화장실 청소나 하고 영빈관 신축 같은 대통령실 소식은 신문을 보고서야 아는, 무색무취 시큰둥함을 담당하던 분 아니었던가. 덕분에 긴 세월 승진과 출세와 영달을 누리고 조용히 돈벌이에 매진할 수 있었다. 권력의 맛을 잘 아는 만큼 동시에 그 속성과 작동 방식도 익히 알 것이다. 그런 이가 옆에서 부채질한다고 새삼 권력 의지가 생길 리 있을까. 그것도 이리 불리한 대선판에서?
그런데 왜 출마설에 선을 긋지 않을까. 조직이고 정책이고 여론이고 다 만들어주겠다는 이른바 ‘선거 타짜’들이 작정하고 붙은 모양인데, 진짜 이길 수 있다고 믿기라도 한단 말인가. 일단 국민의힘이 돌아가는 모습은 시중에 떠도는 몇몇 시나리오대로다. 김문수를 계속 띄우고 나경원 등을 합쳐 누가 됐든 한동훈은 떨어뜨리고, 당 밖의 한덕수와 단일화하여 기세를 모은다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엄격하게 대선을 관리해야 할 책임자를 놓고 이런 그림을 그리는 이들도 어이없지만 그에 우물쭈물 부응하는 한덕수의 처신은 한심하다 못해 불쾌할 지경이다. 국민이 그렇게 우습나.
대권 주자로서 한덕수가 얻는 지지는 갑작스레 늘어난 것처럼 보여도 ‘재료’와 ‘성분’은 다른 국민의힘 주자들에게서 덜어온 것에 불과하다. 중도층 표심이 옮겨간 게 아니다. 부추기는 이들도 모를 리 없다. 나라가 어찌 되든 알 바 아니고 한 줌 당권만 유지하면 그만이라는 인사들의 속 빤한 농간이다. 이런 욕심 많고 멍청한 이들이 집권 세력이랍시고 나라를 주물러왔던 거다.
혹여 이 칼럼이 독자들께 닿기 전에라도 한덕수가 제대로 ‘현실 자각’을 하여 불출마 선언을 한다 해도, 민감한 시기 국민 마음을 어지럽힌 책임은 두고두고 져야 할 것이다. ‘내란 대행’이라 손가락질당해도 할 말 없다.
그런데 말이다, 누군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간다면 옆에 누가 있는지부터 살펴봄 직하다. 혹시 한덕수의 그릇을 뛰어넘는 ‘비대한 자아’를 가진 이가 가까이 있는 건 아닐까. 윤석열씨 옆에 김건희씨가 있듯이. 문득 한덕수 옆에 누가 있는지 궁금하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인지라….
김소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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