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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성의 ‘자물통 입’…검사장 승진의 열쇠 됐다

등록 2023-09-08 08:49 수정 2023-09-10 05:47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021년 10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021년 10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자물통 입’ 손준성 검사(사진)가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 9월4일 법무부(장관 한동훈)는 검사장 승진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받는 손 검사의 이름이 포함됐다.

고발사주 의혹 사건이 벌어진 시기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2020년 4월이다. 당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시기다. 당시 검찰이 작성한 여당(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고발장이 야당(국민의힘)에 전달되는데, 전달자가 바로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이다.

이 의혹 사건은 대통령선거를 6개월 앞둔 2021년 9월2일 <뉴스버스>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의 조직적인 총선 개입’으로 의심됐다. 정치인으로 신분이 바뀐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손준성은 ‘고발사주’를 지시한 검찰 윗선 등에 대해 함구했다. 영장실질심사 때 “협조하겠다”던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 문제에 대해서도 이후 “제공할 의무가 없다”며 태도를 바꿔 버텼다. 결국 고위공직자수사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22년 5월4일 ‘전달자’에 불과한 손준성만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기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야당·시민사회는 “충성하니 보상한다”고 꼬집었다. “절대 고발사주 윗선을 불지 말라는 윤석열 정부의 파렴치한 증거인멸 끝판왕”(더민주전국혁신회의 논평)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검사장 인사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또 있다. 대검 공판송무부장(검사장)으로 승진한 정유미 검사다. 그는 2018년 1월 검찰 내 성폭력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미투’에 대해 검찰 조직을 옹호하며 “(서 검사가) 피해자 코스프레한다”고 비난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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