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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대통령실, 세종시 가나 못 가나

지역균형발전, 행정부 효율성 위해 대통령 집무실 세종시로 옮겨야…
용산 대통령실 예산, 헌법 개정 걸림돌 넘을 수 있을까

제1426호
등록 : 2022-08-16 00:03 수정 : 2022-08-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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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년 8월3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세종시 세종동 ‘국회 세종의사당’(제2국회) 예정지를 찾아갔다. 이 자리엔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정진석 국회부의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최민호 세종시장 등이 참석했다.

원희룡 장관은 “대통령 세종 집무실(제2집무실) 설치에 대해 대통령의 당부 사항을 받아서 구체적인 진행 계획과 실행 착수를 발표하기 위해 준비해놓고 있다. 대통령이 세종 집무실에 대해 당부한 건 ‘아무리 늦어도 세종의사당과 동시에 들어가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원 장관이 세종시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겠다고 강조한 이유는 “윤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의 약속을 파기했다”는 최근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4월 세종시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 일정을 발표했다. 1단계는 현재 정부세종청사 1동(국무총리실)에 설치된 임시 집무실 활용, 2단계는 2022년 10월 완공되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신청사)에 새로운 임시 집무실 설치, 3단계는 2027년 세종시에 관저와 비서동 등을 갖춘 제2집무실 완공이었다.

공무원 서울 출장 대부분이 국회, 대통령실 관련
그러나 7월 행정안전부는 “새로운 임시 집무실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설치하지 않고, 1동에 설치된 기존 세종 집무실을 임시 집무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새 임시 집무실 설치에 150억원 이상이 든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세종시 등 균형발전을 요구하는 쪽에서 ‘약속 파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세종시의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는 7월22일 확정된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며,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앞서 국회는 6월10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을 개정해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설치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중장기적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완전히 옮겨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역균형발전과 행정부의 효율성 측면에서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40개 중앙 행정부 기관(부·처·청) 가운데 19개가 세종, 8개가 대전, 2개가 청주 등 29개(72.5%)가 충청권에 몰려 있다. 전주와 군산의 2개를 포함하면 모두 31개(77.5%)가 충청과 전북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서울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공무원의 서울 출장 대부분이 국회와 대통령실 관련이고 이를 핑계로 장관과 차관, 청장, 실국장 등 고위 공무원이 서울에 머무는 경우도 많다. 2016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중앙 행정부 주요 회의의 78.3%가 서울에서 열렸다.

이춘희 전 세종시장은 “용산은 임시이고, 미래의 대통령실은 세종시에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사실 청와대도 제대로 만든 대통령실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품격에 맞게 집무실과 관저, 영빈관 등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은 “다음 대통령은 2027년 완공되는 세종시 집무실로 들어가야 한다. 다음 대선 때 세종으로의 집무실 이전을 공약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 완공 예정인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행정안전부 제공

“세종으로 옮기려면 용산은 추가 투자 하지 말아야”
더욱이 세종시는 애초 전국의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행정수도로 계획됐다. 그런데 대통령이 세종으로 가지 않음으로써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애초 취지가 퇴색한 상태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대통령실이 세종으로 가지 않아 세종시로 옮겨간 40여 개 중앙행정기관과 10개 혁신도시 등으로 옮겨간 150여 개 공공기관의 이전 효과가 충분히 나지 않는다. 이제 대통령실이 언제, 어떻게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시로 옮기는 데는 2가지 걸림돌이 있다. 첫째는 용산 대통령실이다. 용산 대통령실에 너무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 세종시로 다시 대통령실을 옮기는 일은 시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기는 예산으로 예비비 496억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것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용산구 한남동의 새 관저 리모델링 예산일 뿐이다.

전체 대통령실 이전과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이전엔 훨씬 더 많은 예산이 든다. 2022년 5월17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용산의 합동참모본부 청사를 (서울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로 옮길 계획이다. 2천억~3천억원의 예산이 들 것”이라고 국회에서 답변했다. 그러나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합참 이전뿐 아니라 국방부와 근무지원단 건물 신축, 대통령실 경호·경비 시설 신축, 대통령실 직원 숙소 신축 등에 모두 1조원가량이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대통령실을 세종시로 옮길 계획이라면 용산 대통령실에 추가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관저나 영빈관 등 주요 시설을 용산에 마련한다면 세종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고,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 걸림돌은 헌법재판소 결정이다. 2004년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정부의 신행정수도 건설 정책에 대해 “서울이 수도라는 점은 관습헌법이므로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따라서 대통령 집무실을 완전히 세종으로 옮기려면 헌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윤석열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대통령 제2집무실과 제2국회는 모두 2027년에 완공된다. 따라서 두 시설을 제대로 쓰려면 그 이전에 헌법 개정이나 그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민원 한국균형발전연구원장(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헌법을 개정해서 행정수도 조항을 넣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개헌이 쉽지 않으므로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보면 어떨까 한다. 이 밖에 국민투표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것은 대통령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재사용, 용산 대통령실 이용 의견도
기존 청와대를 다시 쓰거나 용산 대통령실을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진애 전 의원은 “한번 개방했다고 해서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 다음 대통령이 청와대로 돌아가서 비서동 쪽에 제대로 된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을 마련하면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기호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건축)는 “이왕 용산으로 옮겼으니 당분간은 용산에 잘 자리잡으면 좋겠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대통령실까지 세종시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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