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국회에 법안이 제출된 뒤 일곱 차례나 처리가 무산된 차별금지법이 2021년엔 제정될 수 있을까.
기다림에 지친 인권운동 활동가들이 간절한 염원을 다리에 실어 도보행진에 나섰다. 2021년 10월1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을 출발한 이종걸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활동가와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가 11월10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 도착을 목표로 걷고 있다. 때로는 이들이 지나는 지역의 인권단체와 노동단체 활동가, 시민들이 함께 걷는다.
충북 옥천에서 대전을 향해 걷던 미류 활동가가 30일 동안 100만여 보라는 힘든 걸음을 걷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지난 6월 국회의 국민동의청원에 10만 명 이상이 서명해 차별금지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한데 90일의 심사 기한 동안 제대로 논의조차 않고 11월10일로 기한을 미뤘다. 시민들의 요구를 땀이 밴 발걸음에 담아 국회를 압박하고자 ‘평등길’ 걷기에 나섰다.”
이들이 걸음을 옮기는 동안,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을 발의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심사 개시를 촉구했다. 장혜영(정의당), 이상민·박주민·권인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월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회적 합의는 진작 이뤄졌다. 지난해 국가인권위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9명이 평등법 제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법사위가 논의를 못하면, 전체 의원이 참여하는 국회 전원위원회에라도 이 법안을 올릴 것을 요구했다.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행진은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소셜네트워크에 ‘#평등길1110’이란 해시태그 달기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옥천·대전·청주=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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