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3일 충남 부여군 세도면 둔치공원의 시설물이 잡풀에 가려져 있다. 사람 키 높이보다 더 자란 수풀을 헤치며 숨바꼭질하듯 찾아낸 시설물은 부서지고 깨진 채 방치돼 있다. 주변엔 누군가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수풀을 헤집고 관찰대를 찾았더니, 금강의 전망은 보이질 않고 온통 나무와 잡초뿐이다.
2012년 4대강 사업으로 금강유역에 만들어진 수변공원은 모두 92곳. 해마다 금강에만 100억원 넘는 관리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장마철마다 상습 침수되는 곳이 있는 등 공원 한 곳당 많게는 수억원의 관리비가 매년 들어가지만 제대로 관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금강 수변공원은 잘못된 설계와 수요예측 탓에 사람은 찾지 않고 혈세만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가뭄과 홍수를 막고 물을 깨끗하게 하겠다면서 4대강 공사를 벌였다. 그러나 4대강에 걸쭉하게 녹조가 번져 ‘녹차라테’가 만들어졌고, 금강과 낙동강의 본류에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많이 뿌린 녹조제거제가 녹조를 없앤 게 아니고 녹조를 강바닥에 가라앉힌 것이다. 이 오염물은 계속 쌓이고 해가 갈수록 수질오염은 악화될 것이다. 자전거도로니 수변공원이니 이런 것들을 만드느라고 여의도의 30배 가까운 농지가 사라졌다.
강변공원과 자전거도로, 체육시설, 16개의 댐을 유지·관리하는 데 해마다 6천억원 가까운 돈이 들 것으로 대한하천학회는 계산한 바 있다. 강바닥의 퇴적물을 준설하는 데는 또 1조원의 돈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4대강 사업은 역사 이래 최대의 비리로 의심받는 사업이고 우리 국토에 저지른 최악의 범죄이다. 충북 옥천과 영동의 금강둔치 수변공원도 마찬가지다. 시민의 휴식 공간이 폐허가 됐다. 준공 5년 만에 잡초 공원으로 변하면서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공원을 관리하느라 지방자치단체만 애꿎게 애먹고 있다.
금강 유역 수변공원은 조성 당시부터 부정적이었다. 누가 봐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사업이었다. 결국 장마철 집중호우로 공원 시설물과 조경수 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산책로엔 토사가 쌓여 이용조차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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