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도 넘은 인동 장씨 집성촌인 경북 영주 ‘금강마을’ 어귀에 목련 꽃봉오리가 가지마다 오지게 달렸다. 이번에 피면 물에 잠길 신세를 알고 있을까?
‘기프실’ 버스정류장은 물에 묻힐 마을을 아쉬워하는 글과 사진과 그림으로 가득하다. 어느 주민이 대합실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수몰을 앞두고 이뤄진 지난해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금강사’ 터가 발견됐다. 지금껏 금강마을의 연원을 알지 못했던 마을 주민들은 그 절에서 마을 이름이 비롯됐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하지만 동네는 수몰지역이므로, 이젠 땅을 모두 팔아 떠났거나 떠나야 한다.
평은면 사무소가 있고 영주에서 안동을 잇는 버스정류장이 붐비던 동네의 또 다른 이름은 ‘기프실’이다. 100km 넘게 모래가 함께 흘러 줄곧 얕은 여울을 이루던 내성천 물이 이 마을 부근에서 갑자기 깊어지기 때문이다. 4차선 산업도로가 생기기 전엔 시간표가 따로 없을 정도로 버스가 빈번히 다녀 분주한 동네였다. 기프실 버스정류장과 면사무소도 아주 깊게 잠긴다.
2009년 12월부터 55.5m 높이에 400m 길이로 내성천을 막은 영주댐이 몇 차례 미루던 담수를 올해는 시작한다고 한다. 물에 잠길 10.4㎢ ‘고향의 봄’이 흰 목련의 개화처럼 짧고 화려하다.
물에 잠길 도로를 대신해 만드는 순환도로는 나무를 잘라내고 산을 깎은 자리에 들어선다. 건설 중인 순환도로 뒤편 산비탈에 나무가 위태롭게 서 있다.
금강마을 뒤편으로 영주댐이 보인다. 마을을 물에 묻을 댐에서 시작된 구름이 마을과 내성천으로 시커멓게 번지고 있다.
이주민들이 수몰지역에 있는 집 지붕에서 철골 구조물을 분리하고 있다.
기프실마을 입구 이정표. 한국수자원공사의 새 이정표가 눈에 띈다.
내매마을 수몰지역. 석면과 같은 유해폐기물을 관처럼 포장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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