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우웅웅~, 쓱쓱, 쨍쨍.’ 요란한 예초기 소리가 묘역을 가득 메운다. 풀숲을 헤치며 지나가는 기계의 날은 억세게 자란 잡풀을 베어내고 오래된 묘비를 감싸던 덩굴까지 단숨에 끊어낸다. 갓비석과 상석에 닿은 예초기 날에 돌이 튀고 불꽃이 인다. 오랜만에 모인 8대, 9대 후손들의 손길은 분주하고, 나이 많은 형님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다.
한가위를 앞둔 2025년 9월20일 충북 충주시 주덕읍에서 후손들이 모여 풀을 베고 묘를 정성스레 다듬고 있다. 예전에 자주 보이던 벌집은 사라졌지만, 더 높고 무성하게 자란 풀을 보며 이전과 같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걱정하기도 한다. 일을 멈추면 자연스레 집안의 대소사 이야기가 오간다. 승진 소식, 조카 결혼,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형님 안부까지.
풀 냄새가 가득한 묘역은 어느새 본래의 단정한 모습을 되찾았다. 다 같이 모여 조상 앞에 인사드리고, 내년에도 또 후년에도 건강하게 다시 볼 것을 기약한다.
충주(충북)=사진·글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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