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우웅웅~, 쓱쓱, 쨍쨍.’ 요란한 예초기 소리가 묘역을 가득 메운다. 풀숲을 헤치며 지나가는 기계의 날은 억세게 자란 잡풀을 베어내고 오래된 묘비를 감싸던 덩굴까지 단숨에 끊어낸다. 갓비석과 상석에 닿은 예초기 날에 돌이 튀고 불꽃이 인다. 오랜만에 모인 8대, 9대 후손들의 손길은 분주하고, 나이 많은 형님은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본다.
한가위를 앞둔 2025년 9월20일 충북 충주시 주덕읍에서 후손들이 모여 풀을 베고 묘를 정성스레 다듬고 있다. 예전에 자주 보이던 벌집은 사라졌지만, 더 높고 무성하게 자란 풀을 보며 이전과 같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걱정하기도 한다. 일을 멈추면 자연스레 집안의 대소사 이야기가 오간다. 승진 소식, 조카 결혼,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형님 안부까지.
풀 냄새가 가득한 묘역은 어느새 본래의 단정한 모습을 되찾았다. 다 같이 모여 조상 앞에 인사드리고, 내년에도 또 후년에도 건강하게 다시 볼 것을 기약한다.
충주(충북)=사진·글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맨위로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오늘부터 큰 장마-폭염 연거푸…200㎜ 퍼붓고, 주말엔 34도 쩔쩔

‘짱구 엄마’ 강희선씨 보낸 아들 “어머니 아들이라 행복했어요, 사랑해요”

한강의 책방 오늘 문 닫는다…노벨상 작가도 못 피한 젠트리피케이션

“내 위가 스스로를 먹는 병 걸려”…17살 아들 피 수혈한 슈퍼리치 상태

‘왕 전문’ 배우 임호, 배재고 5·18 참배 동행…“후배들 공부 많이 됐을 것”

튀르키예 도착한 이 대통령 “한-나토 방산 파트너십 2.0 격상 제안”

광주일고, 배재고 ‘출전정지’ 재심 청구 길 열어줘…“품어 안겠다”
![‘혐오 놀이’ 넘실대는 교실, 속수무책 교사 [그림판] ‘혐오 놀이’ 넘실대는 교실, 속수무책 교사 [그림판]](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707/53_17834199673224_20260707503591.jpg)
‘혐오 놀이’ 넘실대는 교실, 속수무책 교사 [그림판]

광주일고, 배재고 ‘중징계’ 선처 요청…“용서 구했으니 회복 원해”

이 대통령, 캐나다 잠수함 사업 탈락에 “우리 저력 분명히 보여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