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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대장의 명복을 빕니다

등록 2021-06-18 16:37 수정 2021-06-20 10:15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2021년 6월17일 새벽 5시20분께 불이 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어느 정도 잡혔던 불길이 다시 살아나면서 물류센터 전체로 번지자, 건물 안에 들어가 진화 작업을 하던 소방관들이 빠져나와 이동하고 있다. 오전 11시40분께 불길이 잦아들어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지하 2층에 들어간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 김동식(52) 소방경이 고립돼 연락이 끊겼다. 함께 진입한 소방관 4명 중 3명은 빠져나왔고, 최아무개(46) 소방위는 탈진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방경의 동료들은 “지하 2층에 진입했을 때 선반에 있던 가연물들이 갑자기 쏟아져 내리며 화염과 연기가 발생해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반제품을 취급하는 덕평물류센터에는 불날 당시 248명이 근무했는데 연기가 나자 곧바로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산소통을 멘 소방관은 최대 30분까지 버틸 수 있다. 고립된 지 7시간이 지나 애가 탄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택배 종이와 비닐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6월19일까지 완전 진화가 되지 않은 물류센터에서, 소방당국은 이날 낮 12시10분께 김 대장의 주검을 발견했다. 인명 구출 훈련을 받은 구조대 15명이 건물에 진입해 지하 2층 입구에서 5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유해를 발견했다. 경기도는 김 대장을 순직 처리하고 장례를 경기도청장으로 치를 방침이다. 인명구조를 위해 화마와 앞장서 싸워온 김 대장의 명복을 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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