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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바다사자를 죽였나…인간이 미안해

등록 2023-06-23 21:47 수정 2023-06-25 10:41
해협·섬·해양·야생동물 연구소(Channel Islands Marine Wildlife Institute) 제공

해협·섬·해양·야생동물 연구소(Channel Islands Marine Wildlife Institute)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 해변에 2023년 6월20일(현지시각) 물살에 떠밀려온 바다사자 사체가 놓여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6월8일부터 14일까지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서 1천 마리가 넘는 해양 포유류가 죽거나 병든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바다사자는 수백 마리, 돌고래는 백여 마리가 폐사했다. 실제 죽거나 죽어가는 해양동물이 시민들에 목격돼, 날마다 20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성 규조류인 사슬등침돌말(Pseudo-nitzschia)이 급격히 증식한 탓에 해양동물이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본다. 적조를 일으키는 식물성 플랑크톤 사슬등침돌말은 도모산이란 신경독소를 생성한다. 도모산은 포유류나 조류에 발작과 뇌손상을 유발하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다. 바닷속 어패류나 멸치 등이 사슬등침돌말을 먹고, 도모산이 함유된 이 생물을 돌고래나 바다사자가 섭취해 전체 생태계가 영향받는다. 해마다 3~6월에 증식하는 규조류가 기후변화로 수온이 높아져 급격히 확산하는 것도 원인이다.

남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드 캐런 교수는 “기후변화가 지금 목격하는 유해 조류 문제를 악화한 상당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해양대기국은 “도모산이 축적된 어패류 등을 직접 먹지 않는 한 사슬등침돌말이 인간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일은 없다”고 전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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