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023년 6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록과 녹취파일이) 똑같은 것을 보증한다고 심플하게 답변하십시오”라고 메모장에 적어 떼어내고 있다. 유 사무총장은 이 메모를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전달했다. 이 사진은 독자의 이해를 도우려고 아래위를 뒤집은 것이다. 이날 법사위에서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징계를 놓고 격론을 벌인 감사원 회의록과 관련해 녹취파일도 공개할 것을 최 감사원장에게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졌다. 최 원장은 실제로 메모와 비슷한 취지로 말하며 녹음파일 제출을 거부했다.
유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조은석 감사위원이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 결과를 열람하고 열람 버튼을 눌렀냐는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단군 이래 가장 많이 보시고, 유일하게 혼자 (열람을) 안 눌렀습니다”라고 답해 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 감사원장은 주심위원인 조은석 감사위원이 열람 승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스템관리 부서에 요청해 ‘승인’으로 뜨게 했다고 말해, ‘전산결재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조작했음을 시인했다.
유 사무총장은 2022년 10월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에게 “10월5일 수요일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게 언론에 공개됐다. 이 문자 탓에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감사원이 대통령실과 소통한다는 게 드러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이 일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월29일 법사위에서 최 감사원장에 대한 질의를 통해 “대통령으로부터 직무상 독립해야 될 감사원이 지금 사무총장으로부터도 독립이 못 돼 있다는 게 제가 보는 이 사안의 본질입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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