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신소영 기자
양회동 열사의 영정이 놓인 제단이 무너질 듯 위태롭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양회동 열사 투쟁 노동시민사회종교문화단체 공동행동’은 2023년 5월31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양 열사를 기리는 추모문화제를 열기에 앞서 시민분향소를 설치하려 했다. 하지만 경찰이 즉각 달려들어 천막과 제단을 철거하려 해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 노동자가 팔이 부러지는 등 세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철거를 막아선 참가자 네 명은 경찰에 연행됐다.
노동절인 5월1일 윤석열 정권 퇴진과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분신한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은 “정당한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고 한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불이 붙은 상태에서도 ‘억울하다’고 외쳤다. <조선일보>는 이 죽음에 자살 방관 의혹을 제기했고, <월간조선>은 유서 대필과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지독한 2차 가해다. 양 지대장을 공갈 혐의로 몰아붙였던 경찰은 분향소를 부쉈다. 폭력적인 3차 가해다. 몇 차 가해까지 가야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습니다”란 양 지대장의 뜻이 이루어질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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