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화문 KT 사옥의 모습. KT 제공
에스케이텔레콤(SKT)의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에 이어 나머지 이동통신사 전부가 해킹당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케이티(KT) 이용자 다수가 소액결제 피해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25년 8월27일부터 9월9일 오후 6시까지 경찰에 신고돼 검토를 거친 KT 소액결제 피해 사례가 모두 124건이고, 전체 피해액은 8천만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경찰서별로는 경기 광명경찰서 73건, 서울 금천경찰서 45건, 경기 부천소사경찰서 6건 등이다. 피해 접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다 서울, 인천 등으로 피해 지역도 넓어지고 있어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충격을 주는 지점은 무단 소액결제 사건을 감지한 경찰의 고지 이후에도 KT가 특별한 조처 없이 수일 동안 ‘뭉갠’ 정황이다. 특정 지역에서 피해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만큼 해커가 이용자들의 정상 트래픽을 가로채 인증에 성공하며 소액결제 피해를 일으켰다는 추정이 유력한 상황인데, KT는 9월1일 경찰의 문의에도 “KT는 뚫릴 수가 없다. 해킹당할 수가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해왔다. 결국 경찰 통지 나흘이 지난 9월5일 비정상적 소액결제 차단에 나섰고 9월8일 저녁에야 정식 신고를 했다. 국가기간통신망을 관리하는 KT의 이런 태도가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9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14명 규모의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참여연대는 9월10일 ‘SKT 이어 KT도 해킹,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철저히 조사해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어 “KT는 소액결제 피해 사태를 열흘 가까이 방치하고 사태를 축소 은폐하려 한 시도에 대해 엄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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