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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불쌍한 갤럭시

등록 2010-06-16 15:16 수정 2020-05-03 04:26
[와글와글] 불쌍한 갤럭시. REUTERS·트위터 제공

[와글와글] 불쌍한 갤럭시. REUTERS·트위터 제공

“잡스라는 외계인이 아이폰4G라는 최신식 비행접시를 타고 지구에 불시착하는 것을 미투데이와 트위터가 동시에 중계하고 있는 느낌이야.”

애플의 아이폰4G 출시 발표가 있던 6월8일 새벽(한국시각) 미투데이에 올라온 한 소감이다. 이미 ‘교주’의 권좌에 있는 스티브 잡스는 ‘외계인’ 칭호마저 얻었다.

외계인의 원조는 축구선수 호나우지뉴다. 심상치 않은 외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구 중력을 거부하는 것 같은 그의 몸놀림에 팬들이 선사한 별명이다. 잡스도 이런 경지에 올라선 걸까.

외계인들은 모든 것을 통제한다. 호나우지뉴가 발끝의 잔근육까지 완벽하게 제어한다면, 잡스는 애플 제품의 ‘알파와 오메가’를 장악한다. 그가 프레젠테이션에서 입는 의상, 앉는 의자, 손짓,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철저하게 ‘기획’된 것이다.

아이폰4G 출시 발표가 있은 8시간 뒤 또 하나의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얼굴을 내밀었다. 기계적 ‘스펙’으로 따지면 아이폰4G에 절대 꿀리지 않는다. 하지만 누리꾼은 여전히 애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미 옴니아, 옴니아2, 갤럭시A를 거치며 스마트하지 못한 스마트폰 정책을 내놓은 삼성전자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라이브폴을 보면, 8 대 2 정도로 애플의 압승이다.

범삼성가의 한 명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트위터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길 정도면, 일반 유저들의 입장은 어떨지 명약관화다. “갤럭시 에스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니 에이를 더 쓰기 싫어집니다. 불쌍한 에이….”

이정국 기자 한겨레 오피니언넷부문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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