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 4월19일 오후 경찰의 발포 직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경무대(청와대) 앞의 모습.
1960년 4월19일 오후 1시30분, 경무대(청와대) 앞 현재의 청와대 분수광장 부근에 방어선을 친 경찰관들은 효자로를 통해 경무대로 진격하는 시위대에 총을 쏘기 시작했다. 이 경무대 앞 발포로 시민과 학생 21명이 죽고 172명이 다쳤다. 4·19혁명의 시작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4년 2월23일 서울시의회에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송현공원)에 이승만기념관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현재 가능성이 가장 높게 거론되는 곳이 송현광장”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송현공원은 3·15부정선거를 저지른 이승만 정부에 항의하던 시민들이 피를 흘리고 쓰러진 효자로에서 겨우 700m 떨어져 있다. 경찰이 첫 발포한 청와대 분수광장까지는 1.3㎞ 정도다. 송현공원 옆 율곡로나 삼청로 역시 4·19혁명 때 시민과 학생들이 경무대로 진격하며 경찰과 충돌한 곳이다. 다시 말해 이승만 독재정부를 몰아내기 위해 수많은 시민이 피를 흘린 현장에 이승만기념관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엔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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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오 시장은 2022년 10월7일 송현공원 개장과 2023년 5월3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SBAU) 주제관 개장 때 “송현광장을 비워놓겠다. 이건희기증관 외엔 아무것도 짓지 않겠다”고 2번이나 약속했다. 자신의 약속을 뒤집으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1월 송현공원 터 4분의 1(9787㎡)을 사용해 연면적 3만㎡ 규모의 이건희기증관을 짓겠다고 발표해 비판을 받았다. 송현공원 바로 옆에는 이미 국내 최대(연면적 5만2천㎡)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의 국립미술관은 수도권에 3곳, 지방에 1곳이 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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