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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 + 킬링이브 = <구경이>?

등록 2021-11-07 15:36 수정 2021-11-09 07:27
JTBC 누리집

JTBC 누리집

“이상한 드라마여서 했습니다.” 제작발표회 때 이영애가 한 말이다. 누리꾼은 술렁였다. “오히려 좋아.”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가 2021년 10월30일 처음 방송되고 강력한 팬덤을 형성 중이다. 본인을 ‘오타쿠’라고 밝힌 한 시청자는 “구경이. 이건 여성을 사랑하는 오타쿠라면 분명히 재밌어한다. 하지만 일반인 시청률 감별사 엄마는 ‘이거 뭐냐. 네가 좋아할 거 같다. 이영애 보려고 봤는데…’ 하며 방으로 들어갔다”는 오묘한 후기를 남겼다. 그만큼 <구경이>에는 누군가에겐 낯설지만 새로운 작품을 기다려온 이들에겐 열광 포인트가 넘쳐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21년 만에 제복을 입은 이영애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중전 역할로 카리스마를 뽐낸 김혜준이 강력팀 형사와 20대 대학생 살인마로 만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단순한 도망자와 추적자가 아니다. 일단 김혜준은 이영애가 궁금하다. 설마 영국 드라마 <킬링이브>처럼 서로 강렬하게 이끌리며 사랑인지 집착인지 모를 감정 속에서 파국을 향해 질주할 것인가? 기획의도를 살펴보자.

“전지전능한 신이 당신에게 묻는다. ‘근데 진심으로, 모든 생명이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답해야 하는데 사회면의 끔찍한 뉴스들을 본 당신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신은 한 발짝 더 다가온다. 천진한 소녀의 모습을 하고서. ‘대답 못하네? 그럼 이제 다 없애도 되는 거네?’ 그때, 우리의 주인공 구경이가 나타난다. 며칠 씻지 않은 떡진 머리를 하고서. 목 늘어난 티셔츠에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무슨 소리! 당연히 살아야지. 왜냐하면!!!’”

이 존재론적 질문에 대한 답을 구경이는 내려줄 것인가. 악한 인간은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어린 여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한다는 중년 여성의 대립 구도가 2021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지 기대해본다.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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