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 유튜브 갈무리
시를 좋아하고 인스타 좀 하는 동년배 가운데 서윤후 시인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물 시간이 끝나면 다시 다정해지는 버릇, 끝나는 종이 울리면 시작되는 실험, 다정하게 너를 안아줄수록 자꾸 커지는 상상력’ 자신의 시를 꼭 빼닮은 스무 살 소년은 어느새 서른두 살, 6년차 회사원이 됐다. 심심할 땐 ‘창작동요제’ 영상을 찾아본다는 동요대회 출신 서윤후. 이미지 메이킹을 의심했지만 그가 건넨 ‘예쁜 아기곰 (1995 제13회 MBC 창작동요제) 안지현’을 보니 가사가 슬프다. ‘너의 곁에 있으면 나는 행복해 어떤 비밀이라도 말할 수 있어’
“이런 말 하기 싫은데… 90년대 영상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Again 가요톱10’ 같은. 미래가 불확실해서 그런가. 과거를 회상하는 게 훨씬 보장된 즐거움처럼 느껴져요.”
새로운 것에서 즐거움을 얻기엔 피로한 나이가 됐나. 언제나 젊음의 주체일 거라 생각했던 1990년생은 조금씩 밀려나는 기분을 느낀다.
“며칠 전 ‘문명특급’에서 MZ세대 특집을 했는데 제 또래인 재재도 2000년대생들 앞에선 삐거덕거리더라고요. 그들은 리액션도 달랐어요. 밀레니얼 세대는 숙소를 오픈할 때 ‘따라 다라따~’ 러브하우스 효과음을 내지만, Z세대는 ‘두둥~’ 한대요. 넷플릭스 로고음. 그런 차이를 느끼는 게 슬프기도 하고.”
제일 듣기 싫은 말이 “우리 나이 땐 다 그런가봐”인데, 제일 자주 하는 말도 그 말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제 사람들에게 서운한 것도 바라는 것도 없게 되었다. 한편으론 마음이 무척 편한 일이기도 하지만 사람 관계를 부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그가 블로그에 쓴 글이 꼭 내 일기 같았다. 외로울 땐 어떤 영상을 보냐고 묻자, 그는 그림 크리에이터 이연 작가의 영상을 본다고 했다. 의외였다. 그 채널, 너무 정답을 알려주는 곳 아닌가?
“미술 쪽 진로를 꿈꾸는 구독자가 많고, 그들에게 올바른 초점을 하나씩 건네주는 방식으로 구독자를 키워왔기 때문에, 성은님이 봤을 땐 딱딱 정답을 알려주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죠. 반대로 저는 문학을 오랫동안 전공하면서, 그런 정확한 조언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다 추상적이었죠. 시 계속 쓰다보면 답이 있을 거야. 너만의 세계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비밀이 많은 사람이 되세요’ 같은 조언은 못 받아봤으니까.”
61만 구독자를 지닌 이연 작가는 스스로를 ‘뭐가 없는 상태에서 잘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그 비결을 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신박한 스토리텔링과 아름다운 드로잉을 곁들이며.
“이연 작가님 영상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정확히 그런 스텝을 밟은 흔적을 보여줘서예요. 슬픔을 동반하면서 사는 게 나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인데 일기장을 보면 알 수 있어요. 10년 동안 쓴 일기장을 보여주거든요. 저는 못 보여주는데. 이 사람은 적어도 자기 탐구를 한 사람이구나. 어떤 이야기든 유효하겠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연 영상을 보며 발견한 새로운 사실을 알려줬다.
“이분 콘텐츠도 결국 혼잣말이더라고요. 요즘 세상엔 모든 게 혼잣말로 이뤄진 것 같아요. 인스타 라이브도, 유튜브 콘텐츠도, 줌으로 하는 강의도,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그래요. 고양이가 제 말을 알아듣는 것도 아니잖아요? 시도 마찬가지고. 혼잣말에 유영하면서 사는 게 인생이기에 자기 독백의 볼륨을 얼마 정도 갖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
*서윤후 시인의 플레이리스트
예쁜 아기곰(1995 제13회 MBC 창작동요제) 안지현
https://youtu.be/6ujbppTe25E
이연LEEYEON‘ 비밀이 많은 사람이 되세요’
https://youtu.be/3AfbiVclR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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