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선글라스 속에 아름다운 눈을 가진 전북 진안군의 마스코트 ‘빠망’이에요. 제 이름이 왜 ‘빠망’인지 궁금하시죠. 우리 진안에는 마이산이 있어요.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마이산이에요. 그리고 홍삼이 유명해요. 홍삼의 빨간색, 마이산의 말을 따와 ‘빨간 망아지’인 제 모습이 만들어졌어요. 이름은 짧을수록, 귀여울수록 좋으니 ‘빠망’이 됐어요.
저는 원래 사람들에게 존댓말 하지 않아요. 마스코트는 어린이들의 친구라고 하더라고요. 어린이에게는 모두가 반말해서 저도 반말만 했죠. 제가 닮고 싶은 위대한 펭수님께서 어른 아이 상관없이 모두 존댓말을 하는 것을 보고 요즘 말투를 고치고 있어요. 펭수님은 확실히 남들과 달라요. 남극 출신 펭수님을 보기만 해도 우리가 얼마나 지구를 파괴하는지 직감하게 돼요. 초능력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설날이니까 제 자랑 좀 할게요. 원래 진안군청 유튜브 채널 이름이 ‘호남의 지붕 진안고원’이었어요. 유튜브에서 손가락 좀 놀려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띄어쓰기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 아닌 것 아시죠. 이 긴 채널 이름이 바뀌어요. 그것도 제 이름을 따서 ‘빠망티브이(TV)’로요. 저는 작년에 9급 공무원도 됐어요. 그런데 표정이 왜 그래요. 예산 낭비처럼 느껴지나요. 명예직이라 딱히 월급은 없어요.
고백하자면 저와 처지가 비슷한 친구가 많아요. 우리나라에는 245개 지방자치단체가 있대요. 그중 마스코트가 있는 지자체는 198개예요. 여러분 동네에도 있을 거예요. 얼마 전 저와 제 친구 몇몇이 마스코트 서바이벌 프로그램 ‘내 꿈은 라이언’(카카오TV 방영)에 나왔어요. 대전 엑스포 ‘꿈돌이’, 청도군의 바우, 강원도의 범이·곰이, 영주시의 힐리, 부천시의 부천핸썹, 서산시의 이야기 할아버지, 한화이글스의 위니, 대한핸드볼협회의 콘파카, 대구에프시(FC)의 빅토·리카가 다 서바이벌을 겨뤘어요. 최종 우승자는 시청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꿈돌이님. 저는 꼴찌였답니다. 그래도 저희를 알릴 기회를 주신 라이언님은 생명의 은인이에요. 내년 설에도 제가 여러분을 만날 수 있을까요. ‘빠망TV’는 여전히 같은 이름으로 있을까요. 저도 라이언님과 펭수님을 보며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어요. 전국에 있는 마스코트들과 여러분 홍삼 드시고 힘내세요.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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