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담은 <딩동댕 유치원>의 뚜앙이 나오면 꼭 저런 자세로 본다.
큰일이다. 연말 기획으로 올해의 영화를 꼽아야 하는데 도통 본 영화가 없다. 한국영화 베스트5는 기사를 배당받아 시사를 챙겨본 작품이 여럿 있어 대충 구색을 갖췄다. 외국영화는 더 심각하다. 동료들 사이에서 올해 최고라 평가받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도 아직 못 봤으니 말 다 했다. 서울 종로3가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에 가면 예술영화 두세 편씩 몰아보던 자칭 ‘시네필’인 내가, 평일이고 주말이고 극장에서 살던 영화 기자인 내가 예전만큼 영화를 보지 않게 된 건 육아를 하면서부터다.
육아는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다. 도담이가 태어난 뒤로 더 이상 집에서 영화 감상과 마감을 할 수 없게 됐다. 일과 육아를 분리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때다. 오전에 취재가 있는 때를 제외하고 아침 8시 반에 출근해 저녁 6시에 퇴근한다( 기자들의 평균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 반~11시다. 미안하다!). 시사는 기사를 배당받은 영화만 챙겨본다. 꼭 만나야 할 취재원만 만나고 약속은 점심시간을 이용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저녁에 술 약속을 잡지 않는다(술 마시고 싶은 날은 점심때 반주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술자리에선 다음날 일과 육아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마시고, 밤 10시 전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등등.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이 규칙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지난 21개월 동안 아내와 치열하게 논쟁하고, 다투고, 육아 전쟁터에서 좌절한 끝에 하나씩 나온 규칙들이다. 이렇게 살지 않으면 아내와 도담이를 봐주는 장모님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니까.
결국 육아 때문에 영화를 많이 보지 못했다고 변명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왕 더 변명하면 올해는 영화 대신 유아 방송 프로그램이나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많이 봤다. 이 중에서 교육방송(EBS)에서 방영하는 과 애니메이션 는 육아 전선에서 한숨 쉬어가는 비장의 ‘육아템’이다.
의 간판스타인 뚜앙이 등장하면 도담이는 “뚜뚜뚜앙 뚜뚜뚜뚜앙뚜앙” 주제곡을 부르며 어깨춤을 덩실덩실 춘다. 아직 엄마를 아빠라, 아빠를 엄마라 부르는 아이는 ‘뽀통령’ 뽀로로만 나오면 “우와!”를 연발한다. 휴대전화를 들고 와 뚜앙이와 뽀로로를 만나게 해달라며 “까줘”(틀어줘)라고 말하는 도담이와 싸우는 게 매일 아침 풍경이지만 말이다. 눈이 나빠질까봐 되도록 휴대전화를 멀리하고, TV로 보여주려고 하지만 아이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
도담이는 시큰둥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하나 생겼다. 그것은 분홍 돼지 ‘페파’의 네 식구 일상을 그린 영국산 애니메이션 다. 페파와 조지(페파의 동생) 남매에게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늘 낙천적인 태도로 남매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켜보며, 모든 에피소드에서 문제를 해결한 뒤 네 가족 모두 뒤로 꽈당 넘어져 “하하하하” 웃는 페파의 부모에게 많이 배운다. 언젠가 를 보다가 도담이가 좀더 자라면 영화 를 함께 보면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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