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기자가 7월 11일 홍익여중 일일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영화잡지 기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보자 마을학교 사람책 제공
“ 아는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맙소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라 영화잡지를 아직 모를 수 있겠다고 예상했지만, 막상 그게 뭔가 싶은 아이들의 눈과 맞닥뜨리니 살짝 당황했다. 7월11일 오전 성미산 마을에 있는 홍익대부속여자중학교에 일일교사로 다녀왔다. ‘또보자 마을학교’가 운영하는 ‘사람책’에 참여하면서 생긴 기회다.
또보자 마을학교는 마을에 사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마을 어른과 지역사회, 그리고 학교가 함께 배움과 돌봄의 관계망을 만드는 곳이다. 사람책은 마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어른과 관계를 맺고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배우는 진로교육 프로그램이다. 중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성서중학교, 홍익여중과 함께 올해로 5년째 진행되고 있다. 아이들이 꿈을 가지는 시기에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하는 일을 자세히 알아가고, 자신의 꿈이 적성과 맞는지 고민하고 꿈을 키우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추천한 ‘라이더’(마을 별명)에게서 처음 제안받았을 때 오래 고민하지 않고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도 그래서다.
약사, 환경시민단체 활동가, 연극 연출가, 드라마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마을 사람 17명과 함께 홍익여중 학생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사전에 18명의 사람책에 대한 정보를 받고, 자신이 듣고 싶은 사람책을 골랐다. 내가 들어간 1학년 1반 교실은 20명 남짓한 1학년 학생들이 모였다. 약 2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이라는 영화잡지 기자가 일주일 동안 무슨 일을 하는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아이들과 함께 최근에 본 영화 감상문을 썼다. 수업 하루 전날 강의 발표 자료를 부랴부랴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된 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였다. 최대한 쉬운 말을 고르고 골랐고, 아이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취재하면서 찍은 사진이나 출연한 방송 영상을 모았으며, 수업을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아재’ 개그를 준비했지만, 중학생과 제대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어 걱정이 컸다.
하지만 기우였다. 아이들은 똘망똘망한 눈으로 내가 하는 말을 열심히 받아적었다. “영화잡지 기자는 언제 보람을 느껴요?” “일하면서 힘든 점은 뭐에요?”라는 날카로운(?) 질문도 던졌다. 아이들이 최근 극장에서 본 영화의 감상문을 썼는데 글들이 기대보다 훨씬 재미있어 깜짝 놀랐다.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고, 글을 더 잘 쓰고 싶으면 평소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열심히 챙겨보라고 얘기해주었다.
성미산 마을뿐만 아니라 전국의 다른 지역에도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던데, 이런 관계 맺기가 더 늘어나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아, 을 수업에 챙겨가 아이들에게 나눠주려고 했는데 아침에 깜빡하는 바람에 들고 가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얘들아, 마을에서 아저씨 만나면 한 권 달라고 꼭 얘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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