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한스’, 1904년 미국 에 실린 독일의 유명한 말이다. 한스는 수학 문제도 척척 풀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말이나 글로 질문하면, 발굽으로 바닥을 두드려 대답했다. “16의 제곱근은?” “툭, 툭, 툭, 툭.” 네 번 굴렀으니 답은 4.
어찌된 일일까? 사실은 이랬다. 한스는 사람 눈치를 잘 살폈다. 발굽을 두드리다 정답에 다다르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한스, 잘한다!’고 반응했고, 한스는 이를 놓치지 않았던 것. (소문대로 수학을 알지는 못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더 ‘영리한’ 친구였던 것 같다.)
말도 이런데 사람은 오죽할까. 어른이 바란 대로 아이가 따라주면, 어른은 자기도 모르게 반응을 보이고 아이는 이를 놓치지 않는다. ‘보상’을 챙기는 것이다.
요즘 정현선 교수의 친절한 책, (2017)를 읽는다. 1960년대 미국 스탠퍼드대학 앨버트 반두라 교수의 ‘보보인형 실험’이 소개돼 있다. 인형을 때리는 영상을 찍어 보여주니 많은 아이가 동영상을 따라 인형을 때렸다는 유명한 실험이다. 동영상 때문에 아이들이 엇나간 것일까.
속사정은 다르다. 아이들은 ‘보상’을 바라고 움직였다. 동영상처럼 공격적 행동을 하는 몇 가지 상황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칭찬이나 비난 등의 보상’이란다. 인형을 때렸지만 보상을 받지 못한 또 다른 동영상을 본 아이들은 인형을 때리지 않았다.
어른의 사소한 반응도 아이는 ‘보상’으로 삼는다. 나는 아이의 사소한 성취에도 “옳지, 잘한다, 박수!”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아이가 ‘모양 맞추기’ 앱에 지나치게 빠졌다면서, ‘농장’과 ‘간식 만들기’ 앱을 깔아주며 야단을 부린 아빠. 지금 아이는 새로 깔아준 앱에 빠졌다. 이래도 괜찮을까? 아빠가 실수했나? 부모 노릇 어렵구나. 디지털 시대에 신경 써야 할 것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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