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셨는지. 3년여 만에 X기자 인사드린다. ‘넌 누구냐?’ 하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옛날 옛적에 <font color="#C21A1A">‘X기자 부부의 주객전도’</font>라는 칼럼이 있더랬다. 부부가 함께 맛있는 술집을 소개한다는 핑계로 주야장천 술을 때려먹으며 지인들을 데려다가 ‘알코올 폭행’을 감행하는 등 엽기 행각을 벌였더랬다. 친구와 가족, 지인 모두를 주책바가지&쓰레기로 팔아먹었다. 존재 자체가 웃음인 용식, 원시인, 심비홍, 개아범, 소팔이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뜻을 전한다.
글은 주로 X가 썼지만 실질적인 주범은 X기자의 아내 ‘와잎’이었다. 독자들은 가공할 음주신공과 주사어택으로 ‘주폭마누라’라고 불린 와잎에 열광했(다고 믿고 싶)다. 편집장부터 후배들까지 지위고하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평등하게 술을 먹이는 와잎을 보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믿고 싶)다.
변한 건 없다. 와잎은 여전히 맥주를 상자째 쟁여놓고 누워서 마시기 편하다는 이유로 빨대를 꽂아 매일 잘도 처드시고 있고, X는 ‘부어라~ 비어(beer)라~’ 하는 와잎의 음주 지시 덕분에 점점 베어(bear)가 돼가고 있다. 이런 부모를 둔 대견한 아들 녀석(초3)은 수학시험 답안지에 “소주가 12개씩 5묶음 있습니다. 소주는 모두 몇 개입니까?”라는 답안을 내 담임선생님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노답패밀리’ 만세~.
칼럼을 다시 시작하게 된 건 오로지 길윤형 편집장의 편집권 남용 때문이다. 와잎의 주사를 감당해야 하는 X의 간과 정신건강 따윈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지면의 깨알 재미만을 추구하는 ‘길편’은 곧 와잎의 술잔을 받게 될 것이다. 칼럼 재개 소식에 “왜? 다들 심심한가보지? 사고 한번 제대로 쳐줘야 정신 차리겠구만~”이라고 답하는 와잎의 잔을. 근데 너부터 정신을 차리면 안 되겠니? 이러니까 아들 녀석이 가정통신문에 우리 엄마는 “친절하시지만 가끔씩 욕을 쓰고 막 대하신다”고 쓰는 거 아니겠니? 정권 교체도 됐는데 정신 교체는 언제 되려나.
주말, 칼럼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석가 부자(제964호 ‘세 유부의 물 위의 하룻밤’ 참조)를 초청해 비빔냉면으로 유명한 서울 방배동 ‘방배본가면옥’을 찾았다. 와잎은 자리에 앉자마자 “소주, 맥주, 회냉, 물냉, 갈비찜 중자, 만두 하나”를 외쳤다. 랩하니? 쇼미더머니니? 석가는 “역시 제수씨~”라며 추임새를 넣었다. 아주 쿵짝이 맞는구나~. 안주가 나오자 와잎이 느닷없이 말했다. “내가 남편 복은 있나봐~. 맛난 것도 먹고. 호호.” 응, 맞아. 내가 처 복이 없어서 그러지. 이윽고 물냉면을 한 젓가락 먹은 와잎 왈. “그럼 그렇지~, 완전 후식 냉면이네. 남편 복은 무슨~.” 아놔~, 여긴 니가 골랐거덩? 매콤한 회냉면과 튼실한 만두를 빼곤 나머지 메뉴들은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석가의 말에 내가 “그럴 만두하지~”라고 답하자 와잎이 말했다. “여기 소주 두 병 더 주세요~.” 아놔~. 그럴 만두한 그날의 술자리는 집까지 이어져 새벽 3시에나 끝이 났다. 망할~. 문의 02-587-5799
X기자 xreporter21@gmail.com<font color="#00847C">*부부가 함께 맛집을 소개하며 포복절도할 알코올 누아르를 보여줄 ‘X기자 부부의 음주활극’은 격주로 연재됩니다. </font>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font color="#C21A1A">http://bit.ly/1HZ0DmD</font>
카톡 선물하기▶ <font color="#C21A1A">http://bit.ly/1UELpok</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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