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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어렵지 않다고 전해라

7번째 에피소드인 2015년 개봉작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제대로 즐기는 ‘기초상식열전’
등록 2015-12-31 22:36 수정 2020-05-03 04:28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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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17일 개봉한 는 예매율 40%로 1위를 차지했지만, 일주일 동안 관객 126만명을 동원하며 2위에 머물렀다. 1위는 한국 영화인 . 지금까지 가 개봉 국가에서 2위를 차지한 나라는 한국과 베트남뿐이다. 공교롭게도 베트남의 1위는 한국 영화 의 리메이크작이다. 한류의 힘이라고도 하지만 가 유난히 한국에서는 힘을 내지 못했다는 이력이 떠오른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와 같은 스페이스 오페라는 물론 정통 공상과학(SF) 영화도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전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찬사를 받고 있는 는 앞으로 5년간 3부작과 외전 영화가 찾아올 예정이고 만화와 소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로 확장되고 있다. 혹시 7번째 영화라는 점 때문에, 앞의 영화들을 모두 보고 숙지해야만 즐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는 이들을 위해서 짚어봤다. 느긋하게 를 만날 수 있는 기초 상식에 대해서.

1977년 개봉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는 할리우드만이 아니라 영화의 역사까지 바꿔놓았다. 친구이자 동료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와 함께 블록버스터 영화의 시대를 열었고 B급 장르로 여겨졌던 SF, 판타지, 어드벤처, 호러 등을 주류로 끌어올린 것이다. 또한 3부작의 오리지널 는 만화, 소설 등 다른 매체로 퍼져나가며 무수한 캐릭터 상품을 쏟아냈다. 1999년에는 새로운 3부작이 만들어졌고, 디즈니로 판권이 넘어간 뒤 7편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대체 가 무슨 영화이기에, 40여 년의 시간이 지난 뒤에도 변함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한국에서만 힘을 못 내는
최근 개봉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비롯한 <스타워즈> 시리즈는 조지 루카스 감독의 취향이 전폭적으로 반영된 SF와 서부극, 구로사와 아키라의 시대극을 뒤섞은 약간은 허무맹랑한 영화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대중문화의 요소를 집대성해 재구성한 이 시리즈는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40여 년째 성인들의 오락이자 이상향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비롯한 <스타워즈> 시리즈는 조지 루카스 감독의 취향이 전폭적으로 반영된 SF와 서부극, 구로사와 아키라의 시대극을 뒤섞은 약간은 허무맹랑한 영화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대중문화의 요소를 집대성해 재구성한 이 시리즈는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40여 년째 성인들의 오락이자 이상향 역할을 하고 있다.

조지 루카스가 처음 를 기획했을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SF와 서부극, 구로사와 아키라의 시대극 등을 뒤섞은 저예산 영화를 상상했다. 폭압적인 은하 제국에 맞서 반군들이 싸우고 있다. 사막 행성에서 자라난 루크 스카이워커는 레아 공주의 로봇인 C3PO와 R2D2를 구해주고, 제다이의 마지막 기사인 오비완 케노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밀수꾼인 한 솔로와 츄바카를 만나 R2D2가 가진 비밀 정보를 반군에게 전달하게 된다. 이것이 처음 만든, 지금은 에피소드4로 불리는 의 스토리다.

오비완에게서 우주의 힘의 근원인 포스를 사용하는 법을 배운 루크는 제국군을 지휘하는 다스 베이더를 만나게 되고, 그가 아버지라는 것도 알게 된다. 첫 3부작의 완결은 루크와 레아가 쌍둥이 남매인 것을 알게 되고, 제다이를 배신하고 악의 편에 가담한 아버지 다스 베이더를 극복하며 당당한 성인이 되는 이야기다. 4에서는 작은 승리를 맛보고, 5에서는 루크의 한쪽 팔이 잘리며 패배를 맛보고, 마침내 6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둔다.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SF인가, 라고 물을 수도 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는 과학적 사실이나 전망에 기초한 부분은 전혀 없지만, SF의 하위 장르인 스페이스 오페라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납치당한 고귀한 여성이나 위기에 처한 왕국을 구하는 영웅의 이야기가 전형적인 플롯인 스페이스 오페라는 액션과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중세 기사 모험담이나 서부극의 무대를 우주 공간으로 옮겼다고 생각해도 좋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검과 마법이 첨단 우주 문명과 가볍게 공존하며 에도 광선총과 광선검, 화살, 독침이 함께 등장한다.

1970년대 대중문화 집대성한 오리지널

오리지널 3부작은 엄청난 인기였다. 1977년 여름이 끝나갈 무렵 는 흥행 수익 1억3400만달러(북미 기준)를 올렸다. 단순히 한 편의 영화가 성공을 거둔 것 이상의 의미였다. 일부는 ‘혐오스러운 (198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를 있게 한 주범’이라고 비난했지만 대중은 열광적으로 를 소비했다.

는 1970년대까지의 대중문화가 집대성된 오락영화였다. 사상이나 철학은 물론이고 인물 설정과 플롯, 세세한 요소에서도 완벽하게 새로운 것은 없었다. 하지만 당대의 관객은, 그들이 성장하면서 즐겼던 잡다한 대중문화의 요소가 재구성돼 흥미진진한 스펙터클로 펼쳐지는 것을 보며 환호했다. 그런 점에서 는 어른이 되어서도 즐길 수 있는 성인의 오락이고, 이상향이었다.

는 끝없이 계속될 수 있는 이야기였지만, 조지 루카스는 3부작만을 만들고 중단했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스크린에 담아내는 것이 당대의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당대의 온갖 특수효과 기술을 동원해 를 만들었지만, 부족했다. 그는 의 나머지 이야기를 위해서 일단은 특수효과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전념하기로 했다. 조지 루카스는 분명 몽상가였지만 동시에 사업가였다. ILM이라는 특수효과 회사를 만들었고, 영화의 특수효과에 놀라운 발전을 가져왔다.

새로운 3부작은 의 프리퀄이었다. 루크와 레아는 왜 헤어지게 된 것일까. 그 이전에 남매의 아버지인 아나킨은 제다이 기사였다가 왜 배신을 하고 다크 사이드로 넘어가게 된 것일까. 공화국은 어떻게 분열되고 파괴되어 제국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 그러나 1999년 으로 시작된 3부작은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수효과는 좋아졌다. 우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공중전, 로봇 군대와 싸우는 제다이 기사 등 볼거리는 풍성했지만 이야기는 앙상했다. 아나킨의 갈등과 배신도 단순했다. 조지 루카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솜씨는 있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사소한 단점들은 라는 거대한 세계의 일부였을 뿐이다. 아나킨의 스토리를 알게 된 팬들은 다음 이야기를 원했다. 루크와 레아가 승리를 거두고, 한 솔로와 결혼까지 하게 된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모든 역사는 항상 반전과 반복이 있기 마련이다. 조지 루카스는 다음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지만 믿지 않았다. 마블과 DC의 슈퍼히어로 이야기가 다른 작가들에 의해 끝없이 창조되는 것처럼, 라는 거대한 세계 안에서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여지는 충분했다. 포스와 제다이, 다크 사이드, 밀레니엄 팔콘, R2D2 등 핵심 요소만 있다면 얼마든지 즐길 준비도 되어 있다.

예습하려면 에피소드1부터
<스타워즈> 전편을 마스터하고 싶다면 제작 순서보다 시간의 흐름대로 1편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제작순으로는 첫 번째인 에피소드4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아래)(1977)부터 5, 6편은 오리지널 3부작이고, 최근 개봉한 7편은 오리지널 시리즈 중 4, 5편을 재현한다. 위부터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한겨레

<스타워즈> 전편을 마스터하고 싶다면 제작 순서보다 시간의 흐름대로 1편 <스타워즈: 보이지 않는 위험>(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제작순으로는 첫 번째인 에피소드4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아래)(1977)부터 5, 6편은 오리지널 3부작이고, 최근 개봉한 7편은 오리지널 시리즈 중 4, 5편을 재현한다. 위부터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한겨레

그러니 지금 당장 7편부터 시작해도 좋다. 혹시 이미 나온 6편의 를 보고 싶다면, 순서대로 보는 것이 좋다. 오리지널인 4, 5, 6을 보고 1, 2, 3을 보는 게 좋다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기존 팬들이 느꼈던 감동을 이어받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프리퀄이 나온 상황에서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시간의 흐름대로, 에피소드1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나킨이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쳤고, 악의 편으로 돌아선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으니까. 3부작을 보고 에피소드4를 보게 되면, 루크는 물론 다스 베이더에게도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 없이 키워진 루크가 자신의 운명을 찾는 과정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아나킨과 루크의 운명을 이어서 보고 공감한다면 에피소드7의 악당인 카일로 렌에 대한 감정도 조금 달라질 수 있다. 너무나 거대한 운명은 때로 인간을 망가뜨리기도 하니까.

서양에서 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일상적인 유머나 패러디로 흔히 쓰인다. 국내에서도 다스 베이더가 했던 ‘내가 네 아버지다’라는 대사는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를 안 봤어도 요다의 모습은 안다. 조그맣고 커다란 귀를 가진 녹색 외계인. 안경 벗은 유재석을 흔히 요다에 빗대는데, 아쉽지만 요다가 에피소드7에 나오지는 않는다. 루크의 스승이었던 오비완도, 요다도 이미 죽었다. 하지만 포스의 힘은 막강하여 육체를 잃었어도 그들은 어딘가에 존재한다. 때로는 루크와 대화도 한다. 다음 편에서는 혹시 루크가 요다와 대화하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다. 제국군인 스톰트루퍼도 익숙하다. 처음 에피소드7을 보더라도 대부분의 요소가 익숙하기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시간이 없다면 에피소드4부터

오리지널 3부작을 보고 를 보면 더욱 좋은 이유가 있다. J. J. 에이브럼스 감독은 원작 팬을 위해서 이번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밀 정보를 가진 안드로이드가 사막 행성에서 헤매다가 주인공의 도움을 받고, 밀레니엄 팔콘호를 타고 함께 반군을 찾아간다는 설정은 에피소드4와 동일하다. 한 솔로와 카일로 렌의 관계는 의 다스 베이더와 루크의 관계를 역전시킨 것이다. 에피소드4의 데스 스타는 더욱 거대해진 킬러 스타로 등장하고, 그 위에서 펼쳐지는 공중전과 내부로 들어가 폭탄을 퍼부어 부숴버리는 장면까지 동일하다. 사건과 설정, 장면들까지도 는 오리지널 3부작 중 4와 5를 재현한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이 장면은 무엇, 저 물건은 무엇 하면서 소리치고 싶은 욕망이 일기도 한다. 보았던 것, 좋았던 것들을 업그레이드해 다시 경험하게 되는 것이 의 진정한 즐거움이다. 그러니까 시간이 없다면 일단 앞의 3부작은 미뤄두고 에피소드4부터 보기를 권한다. 이야기도 쭉 이어지니까.

김봉석 영화평론가
 주요  캐릭터  분석


레이는  누구고  레아는  누구야?


레이
고글과 마스크를 쓰고, 홀로 사막에서 고물을 주워 파는 소녀. 많은 이들이 그녀를 보고 의 나우시카를 떠올렸다. 폐허가 된 세상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소녀라는 캐릭터도 비슷하고, 폐허에서 처음 등장하는 모습이 유사하다. 에피소드4에서 R2D2를 구해주는 루크처럼, 레이는 BB-8을 사막의 악당들에게서 구해준다. 고물이 되어 정박해 있던 밀레니엄 팔콘호를 타고 우주로 나가 원주인인 한 솔로와 츄바카를 만난다. 거의 루크의 환생 같은 느낌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혼자가 되었고, 가족을 기다리기 위해 홀로 사막에서 살아가는 레이는 포스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훈련받지 않고도 사용할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니 궁금하다. 과연 레이는 누구일까? 누구의 딸인 것일까? 단서는 아직 없지만 분명히 중요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일 것이다. 아마 이번 3부작의 중요한 이야기는 레이가 자신의 운명을 알고, 그 운명을 스스로 제어하는 과정이 되지 않을까. 남자들과 맞서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강인하고 현명한 여성이다.



스톰트루퍼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을 따른다. 다른 길은 없다. 그런데 핀은 거부한다. 처음 나간 임무에서 퍼스트 오더가 무고한 시민을 학살하는 광경을 보고는 겁에 질린다. 핀이 대단히 용감하거나 현명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언지를 알고 있다. 붙잡혀간 레이를 위해 기꺼이 적진으로 들어갈 정도의 용기와 의리도 있다. 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주인공 레이와 핀이다. 스페이스 오페라는 전통적으로 백인 남성의 판타지인데, 는 여성인 레이와 흑인인 핀이 중심이다. 가장 인간적이고, 용기 있고, 강하다. 무엇보다 그들은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 선택한다.


카일로 렌
외할아버지인 다스 베이더를 흠모한다. 포스의 힘을 가지고 태어났으나, 영웅인 부모의 그늘 아래에서 스스로 트라우마에 빠지고 결국은 다크 사이드로 넘어가버린 부정적 경향의 엄친아. 제다이로 조기 교육을 받다가 동료를 죽이고 배신한 카일로 렌 때문에 충격을 받은 루크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한 솔로는 레아의 곁을 떠나 방황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강한 척하지만 아직은 유아적인 사춘기 소년에 머물러 있다. 분노에 찬 카일로 렌이 주변을 때려부수자 복도의 스톰트루퍼가 황급히 도망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한 솔로
에 나온 한 솔로는 매력적인 조연이었다. 공식적인 직업은 밀수꾼이고, (우주에서 가장 빠르다고 주장하는) 밀레니엄 팔콘호의 선장. 능글맞고, 약삭빠르고, 이기적인 인물이지만 최소한의 정의를 지킨다. 그래서 루크와 레아를 도와주고 결국 레아와 결혼하게 되는 입지전적 인물. 에피소드7에서는, 나이가 들어서도 성격은 여전하지만 어쩐지 안쓰럽다. 그가 처한 운명이. 해리슨 포드는 의 한 솔로를 거친 뒤,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츄바카
밀레니엄 팔콘호의 부조종사. 간혹 털뭉치라고 불린다. 지능이 높고, 사격도 잘하고, 힘도 센 것처럼 보이지만 크게 활약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울부짖는 (귀여운) 츄바카에게 반해,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로 꼽는 경우가 많다.


레아
공주. 현재는 반군을 이끄는 장군이다. 에피소드4에서는 전형적인 공주로 등장했다가, 6편에서는 자바 더 헛의 곁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위장 잠입해 한 솔로를 구해내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도 한다. 한 솔로를 언제나 다정하게 바라봐주는 관대한 여인이다.


C3PO와 R2D2 그리고 BB-8
에피소드4에 등장했던 로봇. C3PO는 인간을 도와주는 집사형 로봇이고, R2D2는 다양한 정보를 처리하고 엑스윙의 조종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무성영화의 스타인 뚱뚱이와 홀쭉이, 로렐과 하디를 모델로 했다.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가지고 있었던 R2D2는 에서도 숨겨진 정보를 가지고 있다. 에피소드7에서는 BB-8로 이어진다. BB-8은 둥그런 공처럼 생긴 몸을 가지고 있어 움직임이 제한된 R2D2에 비해 훨씬 자유롭게 움직인다.


*사진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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