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엘리트주의와 서열화 교육을 비판한 〈공부 논쟁〉을 펴낸 김대식 교수(왼쪽)와 김두식 교수 형제.창비 제공
형제는 신랄했다. 공부를 잘한 덕에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그들이 왜곡된 엘리트주의와 줄세우기식 교육의 문제를 비판한다. 욕먹을 각오하고 “하늘 보고 침뱉기”를 한다. 그들은 바로 괴짜 물리학자 김대식 교수와 삐딱한 법학자 김두식 교수.
형제 교수의 대담을 엮은 . 스스로를 ‘사당동 우파’와 ‘봉천동 좌파’로 부르는, 너무 다른 둘은 첫 장부터 대립각을 세운다. 형 김대식 교수는 “진보가 가진 계몽주의적 태도의 배후에는 엘리트주의와 위선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며 진보 진영을 공격하고, 동생 김두식 교수는 인권의 현주소와 민주주의의 역행을 말하며 진보 진영의 존재 이유를 역설한다.
둘의 이념 차이를 보여주려고 정치 이야기로 첫 장을 열지만 이 책의 대부분은 엘리트 집단의 기득권 지키기, 창의성을 빼앗는 교육 현실 등을 이야기한다. 중학교 때 성적에 따라 인생을 결정짓는 교육 구조와 대학의 서열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교육과 기회의 평등이 무너지고 있는 공부 현장도 날것 그대로 전한다.
“1등의 엘리트들은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을 정신적으로 제압해요. 그 기세로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다른 사람들이 절대 자기들을 넘볼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한 거죠. 그게 엘리트주의예요.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기회를 고루 나눌 방법을 찾아야 해요.”(김두식)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교수 사회를 향한 비판도 날카롭다. 교수를 세 부류로 나눈다.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면서 그만큼 부려먹는 교수,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고 부려먹지도 않는 교수, 가르쳐주지 않으면서 부려먹기만 하는 교수. 형의 이런 분류에 동생은 “난 두 번째 부류”라며 “자신도 문제 많은 교수”라고 자백한다.
조기·영재 교육 열풍에 쓴소리도 한다. “영재교육을 받아 잘된 사람이 거의 없어요. 만들어진 천재는 번아웃될 확률이 높아요.” 너무 일찍 아이들의 머리를 번아웃시키는 부모들에게 “자기가 재미 붙여 공부를 시작해야 개인도 살고 나라도 사는 길이니, 애들을 믿고 놔두라”고 충고한다.
그들은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기 위한 수단으로 공부가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것이 바로 ‘장원급제 DNA’다. 실제 연구보다는 관직을 탐하는 교수들이 생기는 이유도 이런 DNA의 결과물이라고.
그들은 비평준화 시대의 경기고와 현재의 특목고로 상징되는 엘리트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고교 평준화, 대입 단순화, 서울대 개혁이라는 대안을 내놓는다. 무엇보다 “창의성과 우수성을 키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평등이라는 공통된 인식 위에서 인생이 결정되는 시기가 현재 15살에서 적어도 20대 중반으로 늦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화체를 그대로 담은 책은 둘의 이야기를 옆에서 듣는 것처럼 한장 한장 술술 읽히지만 책을 덮고 나면 묵직한 화두가 다가온다. 우리 아이들에게 당신은 어떤 공부를 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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