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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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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믿기 위해 배워라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기독교의 의미와 종교사 등 알기 쉽게 풀어낸 종교 교양서 3권
지식과 철학으로서의 종교
등록 2013-12-28 15:20 수정 2020-05-03 04:27
종교적 앎과 현실의 삶은 어떻게 연결되는 가. 지난 11월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 당에서 사제와 신자들이 부정선거를 규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미 사를 열고 있다. 김명진

종교적 앎과 현실의 삶은 어떻게 연결되는 가. 지난 11월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 당에서 사제와 신자들이 부정선거를 규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미 사를 열고 있다. 김명진

노숙인 3명과 유기견 한 마리.

교황 프란치스코의 77살 생일에 초대된 이들이다. 교황은 지난 12월17일(현지시각) 가난하고 약한 이웃들을 불러들여 함께 미사를 드린 뒤 아침을 나눠 먹었다. 만약 올해 성탄절이 지난해보다 좀더 따뜻해진다면 그건 예수를 닮으려는 교황의 됨됨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청소년들이 궁금해할 24가지 질문

그러나 교황의 마음자리처럼 사랑과 평화가 온 누리에 깃들기에 인간은 교만하고 신은 무력하다. 아기 예수가 이 별에 온 참뜻을 헤아리게 하는 책들이 감사한 것은 그래서다. 먼저 손석춘 건국대 교수(커뮤니케이션학)의 (철수와영희 펴냄)는 청소년에게 기독교와 예수의 가르침에 대해 쉽게 알려주는 인문 교양서다. 좁게는 기독교의 역사, 예수의 생애 등에 관한 인문적 이해를 풍성하게 하는 것부터, 넓게는 종교적 앎과 현실의 삶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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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독교를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이 기독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독교와 관련된 10가지 주제와 청소년들이 궁금해하거나 꼭 알아야 할 24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예수의 가르침과 기독교의 기원, 기독교의 역사,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예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삶의 성숙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기독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비단 교회에 다니는 청소년들에게만 중요한 질문이 아닌 까닭이다. 또한 기독교를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의 종교로만 이해하는 것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좁히는 일이다.

가 ‘역사적 예수’에 주목해 빛과 소금으로서 종교(인)의 역할을 묻고 있다면, 나가오 다케시의 (카시오페아 펴냄)은 인류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의 흥미진진하고 다이내믹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성경의 방대한 내용을 재미난 이야기와 중요 주제에 따라 시간 순서로 108장면으로 나눠 압축하고 해설을 덧붙인 이 책은, 신앙 용어와 어려운 문어체를 현대어로 바꿔 중학생 정도만 돼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구약과 신약을 책 한 권에 담았다.

자연과 함께 자유롭고 평등하게

기독교에 대한 공감을 넘어 타 종교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싶다면 박홍규 영남대 교수(법학)의 (다른 펴냄)를 펴볼 일이다.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부터 힌두교·불교·유교와 도교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각을 풀어낸 저자가 육십 평생 이해한 종교의 본질은, “가능한 한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여 가난하고 소박하게, 남을 지배하지 않고 함께 자유롭고 평등하며 평화롭게, 자연과 함께 자연스럽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이었다.

결국 저자는 종교에서 자유와 평등, 자치와 자연, 절제와 검소, 정의와 평화를 뺀다면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본다. 그것이 붓다와 예수, 공자와 마호메트의 참된 가르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사후 그 후예들이 만든 전쟁사나 투쟁사는 잘못된 힘의 역사다. 신을 잘 믿기 위해서라도 지식과 철학으로서의 종교를 만나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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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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