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향 상똘아이들(심비홍·헐랭이- 970호 ‘개시나리오가 부른 개판오분전’, 권시인- 942호 ‘주님 보고 식은땀 흘린 공황장애’, 남근 육봉- 954호 ‘술빠따가 불러온 속죄의 임사체험’ 참조)의 개추태를 정론직필한 것은 언론인의 사명이라기보다, 을 정기구독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사적인 복수였다. 근데, 최근 사원확장 캠페인 기간에 엎드려 절 받는 식으로 을 정기구독하기 시작한 심비홍과 원시인이 자신들의 찌질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묘사된 지난 칼럼들을 읽고 길길이 날뛰었다. 그러니까 진작에 정기구독했으면 이런 일이 없잖니? 심비홍은 명예훼손 소송을 내겠다고 난리부르스 였고(돈은 있니? 명예는 있니?), 권시인은 정신적 피해 보상을 청구 하겠다고 생떼를 부렸다(정신적 피해는 원래 있던 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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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생난리를 치는 이 인간들에게 급하게 약을 칠 필요가 있었 다. 지난 주말, 친누이가 오픈한 충남 서천의 게스트하우스로 녀석들 을 급초대했다. 천생 거지 근성의 소유자인 녀석들은 공짜로 재워주 고 먹여준다고 하니 환장을 했다. 니네 양아치니? 토요일 오전, 차 없 다는 헐랭이를 동네에서 픽업한 뒤 출발했다. 아들 녀석의 “언제 도 착해?”라는 질문을 150번 듣고서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집은 장을 본 서천 시내와는 10여 분 거리, 인근 해변인 송석항과는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뒤란에 대숲을 지닌 농가주택을 멋진 게스트 하우스로 개조한 누이의 솜씨에 탄복하는 것도 잠시, 들짐승들이 속 속들이 당도했다. 먼저 가장 가까운 천안에 사는 심비홍이 나와 같은 이유로 권시인을 태우고 가족과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윽고 마지막 으로 머리에 젤 바르고 오느라 오늘도 늦은 남근육봉이 보조개를 만 들며 차에서 내렸다. 아내들은 오랜만이라며 반가워했다. 와잎은 소 주 한잔 꺾는 제스처로 본분을 망각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 주 수인사구나?
발광하는 아이들을 위해 들짐승들과 부랴부랴 마당에 텐트를 쳤다. 원시인이 원시인답게 뒤란에서 불을 피웠다. 고기를 구운 뒤 텐트에 넣어주니 어린 수컷들이 경쟁적으로 먹어댔다. 그래, 여긴 정글이다. 드디어 술이 돌고, 심비홍과 헐랭이, 권시인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 이 서로를 씹어대기 시작했다. 안주 괜히 사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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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잎은 술 먹게 그만 웃기라고 난리였다. 심비홍은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달은 듯 갑자기 개욕을 해대며 술을 강권했다. 권시인과 헐랭이 남 근도 합세했다. 니네 어벤져스니? 와잎은 “느낌 아니까~”라며 소주 를 들이부었다. 이 장면 대역 쓸게요~.
그날 새벽, 요기가 밀려왔다. 개쓰레기 된 몸으로 겨우겨우 텐트 안 큐팩병에 물을 채웠다. 심비홍이 뒤척이다 병을 엎었다. 녀석의 얼굴 로 물이 흐르는 것을 보며 난 잠을 청했다. 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 아졌다. xreporter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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