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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주말 비 소식에 캠핑 걱정을 하며 당면한 마감을 당면 하고 있던 밤 11시, 동네 언니들과 동네 치킨집에서 치맥을 먹고 있는 와잎에게서 문자가 왔다. “자갸~ 언제 와?” 매번 늦는 금요일 마감에 언제 오냐는 문자를 그것도 ‘자갸’라는 단어를 써가며 묻는다면? 그건 이미 마실 만큼 마셨다는 얘기. 느낌 아니까~. 우리 언니 정신줄 놓기 전에 급귀가하고 가실게요~.
마감 끝낸 좀비로 집에 갔더니 거실 한복판에 선풍기를 틀어놓은 채 아들 녀석과 대자로 뻗어서 자고 있는 와잎. 참 열심히 산다 살아~. 바람을 강풍으로 해서 와잎에게 집중시킨 뒤 나도 잠을 청했다. 아침녘에 일어나니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거실로 나가보니 아들 녀석은 혼자 놀고 있고 소파에는 웬 선풍기 아줌마가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얼굴 빵빵한 선풍기 아줌마는 콜록콜록 감기에 걸린 것 같다며 안방으로 사라졌다. 아들 녀석에게 아침을 먹이고 거실을 대충 치우고 캠핑장비를 싸는 동안에도 선풍기 아줌마는 인기척이 없었다. 많이 아픈가? 우선 장을 보고 있을 테니 연락하라며 재촉하는 아들 녀석과 집을 나섰다. 같이 가기로 한 (보수정치에 종을 치겠다는) 진보정치인 K와 그의 중학생 아들을 만나서 장을 본 뒤 와잎에게 다시 전활 했다. 선풍기 아줌마는 죽을 거 같다고 했다. 감기가 아니라 숙취 때문 아니니?
결국 와잎을 두고 K 부자와 먼저 캠핑을 떠났다. 장소는 인천 용유도 해변에 인접한 솔밭캠핑장. 맞은쪽에 농협 하나로마트가 있어서 편리한 곳. 석대인(864호 ‘세 유부의 물 위의 하룻밤’ 참조) 부자는 저녁에 합류하기로 했다. 1시간 만에 도착한 캠핑장에는 자리가 없었다. 그럼 그렇지. 해변으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텐트를 사 캠퍼의 길로 본격 합류한 석을 위해 옆자리를 비워두었다. 아들 녀석은 배가 고프다고 난리였다. 아침도 못 먹은 아비도 있다. 부랴부랴 텐트를 치는데 땀은 비 오듯 나고 현기증이 일었다. 왜 이 짓을 하는 거지?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아들 녀석을 먹이며 밥을 안치고, 술을 말아 겨우 짠을 하며 한숨 돌렸다. 이윽고 해 질 무렵, 석이 텐트와 짐을 싸들고 도착했다. 랜턴에 불을 밝히고 남자 셋이서 1시간 동안 텐트를 쳤다. 왜 설명서 같은 건 없는 거야? 등골이 휘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다시 고기를 구워 겨우 한잔하고 있는데 와잎에게서 전화가 왔다. “재미 좋아? 애는 잘 놀아?” 생생했다. 아프다더니 뭐야? 와잎이 말했다. “자고 났더니 다 나았어. 지금 동네 언니들이랑 한잔 하고 있지~. 잘 놀다 와. 그럼 난 바뻐서 이만~.” 복수의 이를 갈며 전화를 끊자, 석이 말했다. “고기 좀더 구워야 할 거 같은데.” 아~ 놔. xreporter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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