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의 대명사 스웨덴이 성취한 사회보장은 우리 처지에서 보면 눈이 부실 정도다. 그러나 스웨덴은 그렇게만 보기에는 뭔가 독특한 점이 많은 나라다. 소 득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세금을 떼기 전에는 한국보다 더 심하 고, 발렌베리라는 일개 금융가문이 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는 등 경제력 집중도 심하다. 신정완의 (사회평 론 펴냄)는 이처럼 복지국가 실현에는 성공했으나 날이 갈수록 대자본의 경제 력 집중이 커지는 역설적 상황을 맞이한 스웨덴 노동자들이 복지국가에서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해 추진한 민주적 사회주의 프로젝트, 즉 ‘임노동자기금’에 관한 이야기다.
임노동자기금이란 대기업 이윤의 일부를 매년 신규 주식 형태로 발행해 강제로 적립하는 전국적 기금이다. 그런데 말이 쉽지 이렇게 하다보면 20년쯤 지나 스 웨덴 대기업의 대부분이 임노동자기금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즉, 임노동자기 금은 기업에 대한 지배권을 노동자가 자본가로부터 인수하겠다는 무시무시한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스웨덴 노동자들은 왜 최고의 복지국가에 만족하지 못하 고 이런 구상을 추진하게 되었을까.
스웨덴은 강력한 노동운동과 사민당의 장기 집권을 바탕으로 고율의 누진세를 통해 복지국가를 실현하고, 대기업 노동자가 중소기업 노동자와 ‘동일노동 동일 임금’ 원칙을 실시해 노동자 간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등 사민주의의 모범을 보 여왔다. 그러나 대기업 노동자의 임금이 ‘동일노동 동일임 금’에 묶여 억제되면서 재벌은 이윤이 넘쳐나 경제력을 더 욱 집중시켰고, 노동자와 사용자 간 협상은 중앙교섭을 중심 으로 일방적으로 진행되면서 개별 노동자들의 불만이 쌓이게 되었다. 특히 재산과 경제력 집중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은 1976년 스웨덴 노 총(LO) 총회에서 ‘임노동자기금’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상황으로 귀결됐다.
이러한 야심찬 의도로 시작된 임노동자기금은 자본가와 보수당의 격렬한 반발 을 불러일으켰고, 스웨덴 노총과 사민당의 갈등을 격화시켰으며, 사민당 내부마 저 분열시켰다. 사민당 소속의 재무장관은 국회에서 ‘임노동자기금은 개똥이다’ 라는 자작시를 혼자 끼적이다가 카메라에 포착돼 다음날 전국 일간지 1면을 장 식하기도 했다. 스웨덴을 일대 논쟁으로 몰아넣은 임노동자기금은 지속적으로 후퇴를 거듭하다 결국 보수당 집권기에 완전히 폐기처분되고 만다.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막연하게만 알려진 스웨덴이 어떻 게 오늘에 이르게 됐는지,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프로젝트로서 임노동자 기금이 어떻게 추진됐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했다. 이 책을 통해 시장만능 자본주 의와 명령형 국가사회주의가 아닌 다른 체제, 즉 민주적 사회주의에 관한 영감 을 폭넓게 얻을 수 있었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서 민주적 사회주의를 고민하 는 당신께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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