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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역학 제1법칙은 세계와 우주의 에너지는 형태가 변화할 뿐 없어지지도 않고 재창조되지도 않는다는 것으로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이 법칙만이라면 인류는 에너지에 관해 아무런 걱정을 안 해도 된다. 에너지는 늘 순환할 테니 말이다. 문제는 열역학 제2법칙에서 발생한다. 에너지는 그 총량은 보존되지만 유용한 에너지에서 무용한 에너지로, 질서 있는 에너지에서 무질서한 에너지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질서한 에너지 상태를 엔트로피라 부르며,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은 이 법칙으로 인해 인류가 맞았던 과거와 앞으로 맞을 미래에 대해 통찰력 있는 분석을 내놓는다.
인류는 근대 산업시대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굴해 가장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 새로운 에너지원이란 태양에너지가 30억 년 동안 축적돼 쌓인 화석연료를 말한다. 근대의 성취는 수십억 년간 쌓여온 에너지를 단 몇백 년 만에 소비해 이룬 성장과 다름없다. 각종 광물과 희귀원소 등의 자원을 전례 없이 소비하는 현 인류 때문에 다음 세대는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조차 불분명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자원을 재활용하고 에너지를 재생하면 지금 상태의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과학계에서 입증된 엔트로피 법칙에 따르면 이마저도 불가능한 것이 돼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무엇일까. 리프킨은 태양에너지를 통한 에너지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하더라도 현재 같은 생활 패턴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 원리, 사회운영 원리를 도입해야 하는 것이다. 중앙집중화된 기술, 산업, 대도시 생활 등이 아니라 소규모 도시 생활, 농촌 그리고 적정기술을 통한 사회운영이 필요하다. 부의 재분배는 물론 과학과 교육, 농업의 개혁도 도입돼야 한다. 재미있는 건 ‘제2의 종교개혁’ 또한 필요하다는 것인데, 오늘날 미국을 지배하는 기존 기독교 신학은 자연을 인류가 지배해야 하는 개념으로 설정하고, 오직 신의 나라(내세)만이 중요하게 부각돼 자연은 착취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반면 동양종교, 특히 불교는 에너지 흐름을 최소화하는 일이 가치 있는 것으로서 인간이 주변 세계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 책 는 단순히 자연과학에 대해 설명하거나 에너지 전환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져올 인간 삶의 변화를 다룬다는 점에서 일독할 가치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던 중에 필자가 몸담고 있는 노동당의 박은지 부대표가 유명을 달리했다. 이 와중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 고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자들은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여 독자들께 서평 일독과 더불어 고 박은지 노동당 부대표의 영면을 함께 기원해주길 부탁드린다.김종철 전 노동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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