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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절대 버릴 수 없는 직업이 둘 있다고 합니다. 바로 연예인과 정치인이죠. 왜? 박수를 잊을 수 없고, 환호를 지울 수 없고, 대접을 뿌리칠 수 없어서랍니다. 연예인과 정치인은 늘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요. 그들 말고는 신경 쓸 일이 별로 없을 만치 우리 삶이 권태롭거든요.
영애씨! 당신에겐 수많은 출연작이 있겠지만, 저로서는 에서의 단아하고 지혜롭고 후덕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네요. 최근 에 출연한다는 소문이 떠돌던데, 그 때문에 영애씨 부군이 발로 뛴다던데… 사실인가요? 아, 물론 사실인지 아닌지 밝히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중의 호기심이 지나친 것일 뿐, 당신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영애씨가 경기도 양평에 새로 짓는 전원주택이 100억원대에 이른다는 풍문이 있었습니다. 그 정도인 줄 몰랐는데 상당한 재력가라고 여겼지요. 그러나 곧 건축비와 땅값을 합쳐 5억원대일 뿐이라는 기사가 났지요. 물론 당신은 한 번도 당신의 집이 얼마인지, 공사비가 얼마나 드는지 직접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남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뿐이겠지요.
영애씨 집값이 아직도 대중의 관심사에 오르내리는 이유는 그만큼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큰 탓이겠지요. 나 같은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도 대단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차인표씨와 이경영씨 사이에서 애련한 모습을 보여준 드라마 이 인상에 남습니다. 그 드라마에서 제가 당신의 외도를, 남편 역의 차인표씨에게 고자질하는 단역을 맡았거든요. 기억 못하시겠지만.
또 영애씨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저는 영애씨와 딱 한 번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어느 여름날 새벽, 서울 여의도의 한 방송사 분장실에서. 내가 그곳에 들어섰을 때, 당신은 혼자 앉아 분장팀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때는 저도 당신도 싱글이었고, 저도 당신도 젊었고, 저도 당신도 민낯이었지요. 영애씨가 먼저 이렇게 인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우리는 싱글이자 청춘이자 민낯이라는 어마어마한 공감대를 갖고 호감 어린 대화를 했습니다. 지금 그 대화 내용은 잊었지만, 당신의 그 눈동자 그 입술은 아직도 내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서늘하고 그윽하고 정감 어린 목소리와 최강 민낯도…. 단 한 번의 만남으로 당신이 내 마음을 온통 빼앗아가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느냐고요? 안 가르쳐줘요! 피차 다른 길로 가고 있잖아요. 이젠 절 찾지 말라고요! 아, 연예인과 정치인의 공통점 하나를 빠뜨렸네요. 바로 착각을 잘한다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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