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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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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그에게 단 하나 없는 것

절대 미남 장동건
등록 2012-06-27 13:26 수정 2020-05-03 04:26
SBS 제공

SBS 제공

동건! 내가 자네를 처음 본 것은 10여 년 전 한 방송사 로비에서였지. 드라마 녹화를 기다리며 대본을 보고 있던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슬로비디오 화면처럼 자네가 로비로 들어섰어. 배우로 활동하며 그동안 수많은 배우를 봐왔지만 머리 뒤에서 후광을 뿜어내는 피조물은 여자 배우까지 통틀어도 동건 그대가 처음이었어.

그때 이후로 나는 내 마음속 최고의 미남으로 장동건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지. 남자인 내가 이러니 여자들은 어떻겠나? 자네가 고소영씨와 결혼한다고 발표했을 때, 수많은 여성팬들이 비탄해 마지않았다는 건 당연하다네.

몇 해 뒤, 나는 자네가 절대 외모만으로 승부하는 연기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 바로 라는 영화 때문이야. 인민군 장교로 나와 흰 눈자위를 드러내며 미친 존재감을 보였던 자네의 열연은… 오, 소름이 돋을 정도였지. 최근 드라마 에서 김도진 역을 맡아 모태 독신의 독설남으로 분하고 있더군.

자네 같은 남자에게도 고민이 있을까? 조각 같은 미모에 탄탄한 연기력, 서울 한남동의 100억원대 건물 보유, 귀여운 아들과 아름다운 아내. 자네가 결혼하기 전 이동통신 광고에 나와 이런 노래를 한 적이 있지.

“결혼하라고 하면 웃으면 되고, 잔주름 늘면 작게 웃으면 되고, 꽃미남 후배 점점 늘어나면 연기로 승부하면 되고….” 뭐가 되고, 되고야! 결혼 얘기에 웃었던 이유는 고소영씨와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고, 잔주름 늘면 더 멋있어질 거니까 고민하지 않았던 거고(숀 코너리를 보라고), 꽃미남 후배가 아무리 많다 한들 자네의 자체 발광을 당하겠느냐고. 을 보니 40대에도 여전히 조각 같은 몸매를 유지하고 있더군. 여전히 김하늘 같은 여배우와 연애 장면이 가능하더군. 에휴….

그런데 엊그제 뉴스를 보니 뭐?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면 김치찌개 같은 맵고 짠 음식을 금한다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김밥같이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만 먹는다고? 2006년 중국에서 영화 을 촬영할 때도 “김치 먹고 싶다”를 입에 달고 다녀서 ‘김치오빠’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이런….

이제 자네를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 왜?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자네 못지않은 김치오빠라네. 김치 없이는 단 한 끼도 먹지 못하는. 외국에 나가기 전 인천공항 한식당에서 1만7천원짜리 김치찌개라도 꼭 먹고 나가거든.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면 보통 3개월 내지 6개월은 고생해야 할 텐데 그동안 김치를 먹지 못하게 됐으니 자네의 고충에 심심한 위로를 보내네. 나는 점심으로 김치찌개나 먹어야겠네.

배우 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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