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그대로 놔두어 자연이다. 자연스럽게…라는 말이 하루 종일 내 머릿속에 맴돈다. 자연을 그냥 자연스럽게 놔두면 안 될까. 제주 강정마을, 그리고 두물머리… 추억이 있는 곳인데. 나의 추억도 아프다.”
김규리씨! 저에게는 김민선이란 이름이 더 익숙하지만, 개명을 했으니 김규리씨라고 부르겠습니다. 규리씨처럼 아름다운 분이 저렇게 아름다운 생각을 한다는 사실이 저로서는 감동입니다. 저요? 사실 저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않는 회색인입니다. 다만, 저는 규리양이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그 권리를 존중할 뿐입니다.
얼마 전 규리씨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쏟아넣겠다”고 하신 적이 있지요. 저는 청산가리가 쇠고기의 대체 식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규리씨의 혜안에 놀라기도 했지요. 어쩜 그리 생각이 깜찍하신지요. 그때 어떤 네티즌이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는 당신의 사진을 올린 적이 있지요. 그 모습은 또 왜 그리 예쁘던지요.
그뿐인가요? 당신은 미니홈피에 올린 글에서 정권에 아부나 하는 매스미디어를 비난하고 “국민이 뽑아준 나라님이 국민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지요. 저는 당신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사실 당신이 “BBK의 실제 주인은 나다”라고 말했어도 저는 당신을 무조건 좋아했을 겁니다. 왜냐고요? 당신은 1억원이나 하는 회원권을 사서 피부 관리를 받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최근 문화방송 드라마 에서 송이로 열연하는 당신 모습을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사랑하는 김준(김주혁)이 월아에게 마음이 가 있으니 극중이지만 얼마나 속이 타시겠어요? 월아로 분한 홍아름씨보다 당신이 훨씬 더 우아하고 멋있는데 말이죠. 다만 나이에서 아름씨가 10살 적어요. 이게 치명적이네요. 맞습니다. 남자들은 겉으로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어린 여자만 찾지요. 사람들은 겉으로는 정치인을 비난하며 속으로는 출마를 꿈꾸지요. 이런 꼼수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사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도 다 ‘어떻게 하면 김민선, 아니 김규리님의 관심을 끌어볼까’ 하는 얄팍한 꼼수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만나게 되면 “제가 그때 규리씨 옹호하는 글을 쓴 쓸개 빠진 명로진입니다”라고 말하려는 겁니다.
규리씨 말대로 해군기지 때문에 아름다운 구럼비가 파괴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러나 해군기지가 있어서 우리의 적들이 우리를 깔보지도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네요. 네? 제가 강용석 편이냐고요? 아닙니다. 정봉주 편이냐고요? 그것도 아닙니다. 저는… 당신 편이에요.
명로진 배우 겸 작가·인디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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