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설악산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리에 쥐나고 퍼지고 감탄하고 왜 왔나 후회하고. 그 산행 똑같이 해본 적 있어 ‘맞다 맞다!’ 그랬다. 나도 저 계곡에서 힘들어 산에 대고 쌍욕을 했지. 저즈음에서 친구가 퍼져 눈물을 질질 흘렸지. 그리고 속초로 내려와 먹은 그 밥은 내 살처럼 착착 달라붙었더랬지. 그래서 ‘1박2일’은 재미있었던 거 같다. 아무런 목적도 없고 준비도 없고 그냥 떠나 개고생했던 여행의 추억을 불러들인다. 그 여행은 반드시 아이들의 모험이어야 한다. 의미를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아주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아이들의 놀이어야지 진짜 노는 맛이 나니까. 김소민 기자
‘국민예능’으로 불린 명성답게 ‘국민본능’을 자극했으니까, ‘1박2일’은 언제나 배고프게 만들었고 가고 싶게 만들었다. 때로는 눈물까지 나게 했다. 이 얼마나 본능에 충실한 예능인지. 이승기가 재래시장에 앉아 먹던 손짜장면 한 그릇에, 강호동이 뚝심 있게 걷던 제주도 올레길에, 이수근이 이주노동자의 손을 잡고 했던 가족 상봉에, 본능은 짜릿한 자극을 받았다. 심지어 샌님 같던 엄태웅이 강추위 속 겨울 바다로 들어가는 모습에서도 ‘놀림본능’은 발동했다. ‘아듀! 본능 예능, 1박2일’. 이해리 기자
여행을 심히 귀찮아하는 성격인지라 주말마다 ‘1박2일’로 전국일주를 대신했다. 우동을 먹다 기차역에서 고립됐던 김종민, 어떤 어르신에게도 살갑게 말을 붙이던 이승기, 촬영 중 첫아이 출산을 기다리며 긴장하던 강호동 등. 기상과 입수, 복불복 미션의 무수한 순간들이 스쳐가지만 그중에서도 제1회 ‘시청자와 함께하는 1박2일’의 설렘과 감동은 잊을 수 없다. ‘딱밤태후’의 한국체육대 여자 유도부, 중년의 늦깎이 여고생들, 싱글맘 모임 등 다양한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편안하게 챙기던 ‘1박2일’ 멤버들의 모습은 시청자가 TV 속 그들에게 결코 ‘남’이 아님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최지은 기자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는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한 듯하다. 멤버들이 소설가 이외수의 집을 찾아가던 날이나, 김C·은지원·강호동의 주민등록증이 공개됐던 제주도 여행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것은 그때 멤버들의 조화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리라. 올드보이와 영보이팀의 대결이 흥미진진하던 시절이, 떠나버린 멤버들이 아쉽다. 그리고, 상근아 보고 싶다~. 남은주 기자
엄태웅이 처음 출연한 날의 ‘비주얼’은 충격 그 자체였다. 멀쩡한 방 놔두고 거실에서(촬영팀 기습 사실을 매니저가 알려줬나?), 팬티 바람으로(엄마랑 같이 사는데!), 호피무늬 이불(저런 패션 센스ㅠㅠ)을 감고 있던 그의 모습은 체감온도 영하 20℃의 날씨에 입수를 하거나 야외 취침을 하는 것보다 더욱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였다. ‘데이터 요리’로 귀여움을 떨어준 이승기, 좋은 경치와 맛나 보이는 음식을 찾아다닌 제작진의 노력에도 감탄한다. 한 가지 바란다면 시즌2에선, ‘생존’보다 ‘공존’이 더 강조되기를.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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