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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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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아우라가 반갑다

[5선녀의 무릎 ‘탁’]
등록 2011-12-16 12:48 수정 2020-05-03 04:26
Q. 2011년 올해의 조연은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A1. 오빠가 돌아왔다. SBS 의 차봉만 회장으로 근 6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박영규는 의 ‘국민 빈대’ 시절만큼이나 여전히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저씨였다. 이제는 손주까지 볼 나이에 “엄마, 엄마!”를 외치며 생떼 부리는 재벌 총수라니, 말단 직원 노은설(최강희)이 귀한 아들 지헌(지성)과 엮이는데도 뺨을 때리거나 돈봉투를 쥐어주고 내쫓는 대신 눈치를 보며 양해를 구하는 회장님이라니. 박영규라는 배우가 지닌 페이소스가 아니었다면 회장님의 ‘법정 휠체어 쇼’가 그토록 러블리했을 리 만무하다. 그가 돌아와줘서 기쁘다. 최지은 기자

A2. 거두절미하고 조진웅. 여전히 조연이지만 그가 나오는 작품에서는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아우라가 상당하다. 드라마 에서 무사 무휼의 카리스마는 압도적이다. 올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가 무려 다섯 편. 촬영을 해놓고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가 또 두 편이다. ‘다작’한다고 욕하기 쉽지 않다. 작품마다 새 옷을 갈아입고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속 조진웅과 방송 중인 의 조진웅을 같은 인물이라고 믿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곧 개봉하는 과 에서는 당당히 주연으로 이름값을 올렸다. 조진웅의 주연 시대다. 이해리 기자

A3. 의 차 회장, 의 노 회장, 우리 회장님 박영규다. 회장 앞에 ‘우리’란 말이 유일하게 자연스러운 케릭터였다. 스펙이 여러모로 달리는 비서가 좋다는 아들한테 “니가 자꾸 노은설 노은설 하니까 밤새 노은설 꿈 꿨잖아”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회장은 온갖 추태를 부려도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참 귀여웠다. 비리 회장까지 마냥 친근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박영규가 지닌 마력의 반사회적 영향 아닐까. 김소민 기자

A4. 의 한섬이가 의 무사로 돌아왔다. 쉽게 죽거나 쉽게 잊히는 조연이지만 조진웅의 존재감은 상당히 묵직하다. 중저음의 목소리나 무술을 익힌 커다란 체구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영화 에서 대사 없는 조연으로 데뷔해 굵직한 자기 목소리를 내기까지 극중 캐릭터처럼 우직하게 자리를 지켜온 덕분은 아닐까. 2011년의 조연 풍년은 그래서 반갑다. 남은주 기자

A5.의 송중기.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투명한 피부와 해사한 미소로만 기억되던 그가, 너무 큰 아버지 이방원에 대적하지 못하는 무기력함에 분노하며 부들부들 떨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있을까. ‘연기의 신’이라고 불러도 좋을 한석규와 맞붙는 장면에서도 결코 주눅 들지 않던 그 눈빛은, 나 같은 소심대마왕은 한 번도 갖지 못한 것이기에 부럽기까지 했다. ‘배우가 성장한다’는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보여준 그에게 온 마음을 다해 박수를 보낸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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