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 둘 다 공감은 잘 안 되지만, 굳이 골라야 한다면 이연재. 차지헌보다 강지욱이 더 멋있다는 게 첫째 이유다. 둘째 이유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어쩜 그렇게 담담할 수 있을까. 마지막 얼마만이라도 병원에서 절망하는 대신 자신에게만 충실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건 부러운 삶의 태도다. 하지만 엄마와 강지욱 같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신과 잘 헤어질 준비를 하도록 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아참. 듣고 있나, 노은설? 비서는 엄마가 아니야~. 여자친구는 더더욱 엄마가 아니야~~. 조혜정 기자
A2. 노은설. 꼭 한 번 해보고 싶지만 현실이라면 못해볼 난장을 시원하게 부려주니까 드라마계의 ‘뚫어뻥’ 캐릭터라 하겠다. 여직원들한테 치근덕거리는 게 특권인 줄 아는 대부업체 사장의 목을 화장실 세면대 수도꼭지에 잡아 걸어 묶어버릴 때부터 알아봤다. 따따부따 말 따위론 꿈쩍 않는 직장 생활의 체증, 그의 한줄기 시원한 폭력이 풀어줬다. 김소민 기자
A3. 공감 100배 ‘버킷 리스트’를 쓴 이연재.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을, 진짜 죽음을 앞두고 썼는데도 전혀 궁상맞지 않게 만들어낸 그 발랄함에 박수를 보낸다. 달달한 로맨스 리스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상사에 대한 통쾌한 복수. 직원들 다 보는 앞에서 엉덩이로 이름을 쓰게 만들다니 이보다 더 유쾌한 복수가 있을까. 직장 상사를 향한 ‘복수 종결자’로 이연재를 인정합니다. 이해리 기자
A4. 어쩌다 보니 비서학을 전공했지만 “넌 아마 사장님한테 ‘커피는 셀프’라고 할 거야”라는 친구들의 저주 혹은 날카로운 예지력 덕분인지 결국 비서는 되지 못했다. 하여, 노은설을 눈여겨보고 있는데 보스인 본부장님을 지키고자 뺨까지 대신 얻어맞는 충심의 소유자인 동시에 충언을 아끼지 않는 씩씩한 모습에 ‘비서는 민소매 의상 같은 건 입어선 안 된다’던 교수님의 당부 따위 싹 잊고 마냥 유쾌해진다. 대책 없이 일부터 저지르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사려 깊고 따뜻한,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동지라니 내가 차지헌 본부장이어도 사랑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최지은 기자
A5. “왜 이렇게 미성숙이야?” 노은설은 자신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 동료 비서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노은설을 보면 성숙함과 미성숙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책임지고 자기 밥값은 자기가 하는, 동시에 주변 사람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성숙한 사람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노은설은 끊임없이 보여준다. 세상에는, 또 사회에는 그처럼 성숙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걸 알기에 노은설에게 더 마음이 간다. 안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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