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다음을 보고 연상되는 가수는? ‘마이클 잭슨처럼 미끄러지듯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발놀림, 눈초리가 내려간 선한 눈웃음, 그리고 주변 댄서들보다 조금 작은 키.’
1988년 흰 피부에 작은 체구를 가진 솔로 남자 가수가 첫 번째 앨범을 냈다. 앨범 제목은 , 가수 이름은 박남정(사진 왼쪽)이었다. 박남정은 소방차가 다져놓은 댄스 음악 장르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소방차가 점프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박남정은 손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필’이 있는 새로운 춤의 세계를 열었다. 특히 마이클 잭슨 못지않은 ‘문워크’ 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박남정은 1집 앨범을 낸 그해 와 이 들어 있는 2집 앨범을 바로 내놓았다. 그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의 후렴구인 “왜 난 이리 널 그리는 걸까”를 부르며 손으로 턱과 코를 문지르는 ‘ㄱㄴ춤’은 전 국민이 한 번쯤 해본 ‘국민 댄스’였다.
박남정의 뒤에는 그를 든든하게 받치는 최고의 댄스팀 ‘박남정과 친구들’이 있었고, 댄스팀에는 전설의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였으며 지금은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양현석이 있었다. 양현석이 키워낸 수많은 가수 중 앞서 던진 질문에 딱 맞아떨어지는 이가 있다. ‘빅뱅’의 멤버이자 솔로 가수로도 활동하는 태양(오른쪽)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연습생으로 활동한 태양은 2006년 빅뱅의 멤버로 데뷔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태양의 진가는 2008년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내놓은 에서부터 드러났다. 무대에 홀로 선 태양은 또래 가수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움직임을 선보였다. 기술이 아닌 음악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태양의 무대는 한번 보기 시작하면 좀처럼 눈을 뗄 수 없었다. 리듬앤드블루스와 솔 장르에 욕심을 내는 태양은 이후 등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내보였다.
박남정과 태양은 춤에서만은 각각 198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할 수 있을 만큼 확고한 자기 영역을 갖고 있다. 둘 다 단신이라는 단점(프로필로는 박남정이 약 10cm 작은데 희한하게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을 자기만의 움직임으로 훌륭하게 극복했고, 춤과 노래를 무대에서 흐트러짐 없이 보여준다. 춤에 대한 자부심은 음악에 대한 욕심으로 이어진다. 박남정은 와 등 그의 대표곡을 직접 작사·작곡했다. 태양 역시 앨범에 들어 있는 이나 등의 작곡에 참여하며 점점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내고 있다.
둘을 통해 알 수 있는 소름 끼치는 아이돌 코드 수직이론이 있다. 박남정의 생일은 1966년 4월19일, 태양의 생일은 1988년 5월18일이다. 1988년은 박남정의 데뷔연도다. 감이 오는가. 짝수가 겹치는 해에 태어난, 특히 ‘4·19’나 ‘5·18’처럼 현대사에 의미 있는 날에 태어난 남자 가수는 성공한다. 지금 당신이 혹은 당신의 자녀가 2000년이나 빅뱅이 데뷔한 2006년 6월29일(‘6·29’), 10월26일(‘10·26’), 12월12일(‘12·12’)에 태어난 키가 작은 남자라면 춤부터 시작해라. 성공이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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