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현 지음, 해냄(02-326-1600) 펴냄, 1만2천원</font><font color="#008ABD">
김정운 지음, 쌤앤파커스(02-324-0605) 펴냄, 1만3천원</font>
두 권의 문화심리학 책이 한꺼번에 나왔다. 둘의 목표는 비슷하다. ‘나’라는 개인의 욕망을 이해하고 거기에 충실해질 때, 관계의 망인 사회가 더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은 ‘도시’라는 색다른 풍경에서 이루어지는 사회현상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거나 임상에서 만난 환자 이야기를 하며 주제를 시작한다. 자신에게 진료를 받은 건달이 불안증이 있다는 말에 심하게 반발하면서 ‘가오’가 안 잡히니 알코올중독으로 해달라고 말한다. 이 일화를 시작으로 저자는 건달들의 구별짓기 의식을 들여다보고, ‘조직 논리의 내재화’를 살핀다. 이는 보통의 사람들도 다르지 않아, 자신 안의 원초적 폭력성을 감추기 위해 ‘조직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스타벅스와 커피믹스의 공존, 유독 백인 영어강사가 많은 한국, 서울 을지로 냉면집에 넘쳐나는 노인 등 저자의 속으로 들어온 ‘도시’ 풍경은 매우 ‘정신분석’적이다.
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은 남성에게 본심을 인정하고 편해지라고 외치는 남성심리학서다. 저자는 질문하고 대답하고 그 대답을 질문 삼아 대답하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저자의 젊은 날을 모조리 차지했던 여자들은, 경제 불황 속 넘쳐나는 ‘엄마’ 현상으로 넘어간다. ‘여자는 남자를 떠나고…’가 제목인 이 글의 결론은 희랍인 조르바가 역설한 ‘자유’다. ‘제발 넋 놓고 살지 말지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서경식 지음, 박소현 옮김, 돌베개(031-955-5020) 펴냄, 1만6천원</font>
에 이은 재일조선인 서경식의 세 번째 미술 에세이. 은 일본보다 한국에서 먼저 선을 보인다. 저자가 한국 독자들이 읽어주길 바라는 이유는 미의식에 대한 위화감 때문이다. 그가 본 한국 미술 작품은 지나치게 예쁘기만 했다. 오로지 예술 지상주의적인 모더니즘만이 독점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의 예술에 대한 무의식을, 독일의 표현주의 화가들과 대비한다. 예술은 결코 일반적인 의미에서 아름답지 않다. 추한 것을 끝까지 응시하고 담아내려는 인간적인 고투가 아름답다.
장석주 지음, 뿌리와이파리(02-324-2142) 펴냄, 2만5천원</font>
시 전문지 에 18개월 동안 ‘노자시화’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원고를 다듬어 묶었다. ‘노자시화’는 시를 노장 철학을 통해 보거나 노장 철학으로 시를 분석한다는 말이다. 저자는 “말로 드러내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요, 이름을 지어 부르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닌 것처럼 ‘언어’의 결정체인 시에서도, 궁극에서는 그 언어를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시는 무엇인가’라는 화두에, ‘혀끝에 올려진, 모호한 것들을 향한 물음’이라고 다시 돌려 답한다.
업튼 싱클레어 지음, 채광석 옮김, 페이퍼로드(02-6387-2341) 펴냄, 1만4800원</font>
1979년 문학평론가 고 채광석의 번역으로 발간됐던 소설을 정식 출간했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유르기스는 애인의 일가와 미국으로 이주해온다. 시카고 가축 수용장 지대에서 유르기스는 도축장에서, 여자들은 통조림 공장에서 일한다. 처참한 환경에서 아내와 아들을 잃고 감옥까지 다녀온 유르기스는 사회주의자가 된다. 이 때문에 30년 전 국내에서 출간됐을 때 판금되기도 했다. 7주간의 취재를 거쳐 소설로 폭로한 저임금 노동, 비인간적인 노동조건, 도축 과정의 비위생성 등은 일대 반향을 일으켜 미국 내 햄·소시지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이상경 지음, 소명출판(02-585-7840) 펴냄, 2만7천원</font>
임순득은 1930년대에 활동한 여류 소설가이자 평론가다. 당시 기자로 문단의 중심에 선 최정희와 대비되는 인물이었다. 최정희는 여성적 작가를 기대하는 문단 분위기에 호응해 스스로 작가를 발굴하고 지면에 소개하면서 여성문단의 권력이 되어갔다. 임순득은 최정희식 ‘여류’문학을 거부하고 ‘구성된 바 여성적인 것’을 비판하면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갈 것을 주장한다. 1부는 평전, 2부는 소설과 평론 등 임순득의 작품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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