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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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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디케의 눈> 외

등록 2008-04-18 00:00 수정 2020-05-03 04:25

디케의 눈

금태섭 지음, 궁리(02-734-6591) 펴냄, 1만2천원

법의 여신인 디케는 한 손에 저울을, 한 손에 칼을 들고 있다. 이 저울과 칼은 법의 상징이다. 그런데 이 디케상에서 주의해서 볼 것은 눈을 가린 두건이다. 압력이나 이해관계에 ‘눈멀지’ 말고 법을 집행한다는 의미라고 얘기하지만 저자가 보기에는 눈을 가린 두건은 진실 찾기의 어려움을 역설한다. 검사 시절 에 ‘수사 제대로 받는 법’ 연재를 시작했다가 사실상 검찰 상부의 압박에 밀려 중도 하차했던 금태섭 변호사의 법 이야기.

재벌개혁의 현실과 대안 찾기

송원근 지음, 후마니타스(02-739-9930) 펴냄, 1만5천원

5년간 기업지배구조를 주제로 한 연구를 쏟아낸 한 소장 경제학자의 ‘재벌개혁’ 연구서. 저자는 소유구조 차원만이 아니라, 금융체제, 정부 역할, 노동시장, 경제민주화 등의 문제까지 훑는다. 재벌개혁에 대한 보수적 관점은 물론 진보적인 재벌개혁안 몇몇에 대해서도 냉정히 비판한다. 그리고 총수의 지배권을 약화시키는 것이나 주주에 대한 책임성 강화 역시 대안이 아니라고 말한다.

공부도둑

장회익 지음, 생각의나무(02-3141-1616) 펴냄, 1만2천원

자연과학자이자 녹색사상가인 장회익 교수가 자신의 70년 공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장회익은 스스로를 공부꾼, 공부도둑이라고 말한다. 이 도둑질은 뉴턴이 말한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는 난쟁이’처럼 선대의 과학적 업적을 익혀 새로운 학문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는 도덕적·외적 당위가 아니라 공부의 기쁨, 깨달음의 즐거움이라는 내적 필연에 기초한 것이었다.

자살백과

마르탱 모네스티에 지음, 한명희·이시진 옮김, 새움(02-394-1037) 펴냄, 3만5천원

1960년대 초에는 갑부 베르그가 만든 ‘자살 실패자 클럽’이 있었다.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람들만이 가입할 수 있는 클럽인데, 이 그룹의 신조는 ‘삶의 의욕을 되찾게 하는 것’이었다. 1832년 보렐은 자살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입법을 의회에 제안하기도 했다. 신속하게 자살을 유도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세금을 거두자는 제안이었다. 사진자료를 포함해 자살에 관한 온갖 사실을 모아놓았다.

사파리 사이언스

조수영 지음, 효형출판(031-955-7606) 펴냄, 1만3천원

여행을 좋아하는 과학 교사가 아프리카로 떠났다. ‘천성’은 버릴 수 없는지라 리빙스턴이 사자의 습격을 받은 일화에서 공포와 그로 인한 통각의 무뎌짐이 떠오른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속담이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다는 말도 덧붙이고. 잠베지강의 짜릿한 래프팅에서 관성의 법칙과 베르누이 정리를, 킬리만자로 정상에서는 적도에서도 만년설을 볼 수 있는 이유를 알려주는 ‘과학적’ 여행기.

세상을 뒤집을 100가지 미래 상품

테오도르 핸슈 지음, 김영옥 옮김, 콜로세움(02-323-3694) 펴냄, 2만원

현재 독일에서 연구·개발 중인 미래상품을 정리했다. 저자는 200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물리학 교수이자 막스플랑크 양자광학연구소 소장. 그는 이 미래 상품 연구의 목적이 ‘개발 가능성’이 아니라 ‘사용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제품들이 반드시 개발돼 10년 뒤에는 곁에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장담한다. 카메라와 마이크로판을 이용한 ‘맹인을 위한 눈’, 살찌는 음식을 담으면 소리를 지르는 쇼핑카트 등이 있다. 석유를 먹는 박테리아 이야기는 곧바로 현실화됐으면 싶다.

무삭제판 이다 플레이

이다 글·그림, 랜덤하우스코리아(02-3466-8935) 펴냄, 1만2천원

목에 줄을 감은 벌거벗은 인간이 사료통을 향해 몸을 구부리고 있다. 밑에 비뚤한 글씨로 적혀 있는 글은 ‘사람 사료를 먹고 싶다. 간편하게 먹을 수도 있고 몸에도 좋은 사람 사료를 먹고 싶다.’ ‘소심하고 겁 많고 약간 삐뚤어진 듯한’ 어른아이, 벌거숭이 소녀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2년6개월간 올린 그림일기. 독특한 그림에 가감 없이 일상을 담았다.

영혼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안정효 옮김, 열린책들(031-955-4000) 펴냄, 1만800원

카잔차키스가 죽기 1년 전에 쓰기 시작해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었던, 환상을 섞은 자서전. ‘오름’의 꿈과 투쟁을 경험하며 평생을 방랑한 일대기를 적었다. 이 책을 비롯해 카잔차키스의 소설과 희곡, 서사시와 여행기, 편지, 산문집을 총망라한 30권의 전집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등 지금까지 여러 번 나온 책을 포함해, 번역됐으나 찾기 어려운 등 그의 저작이 빠짐없이 망라됐다. 화가 이혜승의 그림을 표지에 얹었고, 두꺼우나 얇으나 가격은 1만800원 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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