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 최초로 전화기를 접한 조선의 표정 잡아낸 창작극 </font>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한 세기를 건너 대학로에 ‘모단걸’이 나타났다. 개화기 신여성을 뜻하는 ‘모단걸’을 제목에 담은 창작극 이 대학로에서 상영되고 있다. 그러면 ‘모단걸’이 하는 ‘다리퐁’은 무엇일까. “말을 전하기도 한다는 뜻에서 ‘전어기’라고도 하고 혹은 ‘전어통’이라고도 하지, 원래 서양말로는 ‘다리퐁’이란다.” 그리하여 은 조선 최초의 여성 전화교환수인 ‘모단걸’의 순수한 연정을 담은 연극이다. 여기에 신문물인 전화기를 둘러싼 소동극이 더해진다. 노선비는 ‘다리통’에 대고 “이놈이 니, 니 삼촌을 먹었다! 도깨비다. 도깨비~ 어서 뱉어내라”고 언성을 높이고, 내무대신은 고종황제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고 “니놈이 황제폐하면 나는 옥황상제다”고 호통친다. 이렇게 은 1902년 최초로 전화기를 접한 조선의 표정을 잡아낸다.
은 동숭아트센터 씨어터컴퍼니가 작가이자 연출가인 이해제와 함께 2005년부터 준비해온 작품이다. 이해제는 등 독특한 작품을 선보인 이야기꾼이다. 여기에 배우 오달수가 대표인 극단 ‘신기루만화경’이 힘을 보탰고, 문화방송 드라마 에서 사용 역을 맡았던 배수빈이 남자 주인공인 군악대장 선태를 연기했다. 오달수는 양반 교환수 목소리로 우정출연한다. 또 은 송일곤 감독이 영화로 만들 예정이다. 최근 대학로에 이어서 충무로에도 ‘모던걸’ ‘모던보이’들이 출몰하고 있다. 정지우 감독이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연출하는 등 개화기의 멋쟁이들을 다룬 영화가 잇따라 촬영에 들어간다. 비평과 흥행, 양쪽에서 좋은 평을 얻고 있는 은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5월27일까지 상영된다. idsartc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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