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셋에 요절한 아르헨티나 국모의 삶을 노래한 뮤지컬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슬퍼 말아요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만큼 널리 알려진 뮤지컬 넘버도 드물다. 그런데 우리가 뮤지컬에서 ‘슬퍼 말아요…’를 제대로 들을 수는 없었다. 아르헨티나 퍼스트레이디였던 에바 페론(애칭 에비타)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사랑을 마돈나 주연의 영화 를 통해 느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뮤지컬 가 영국 웨스트엔드와 동시에 국내 무대에 선보인다.
1978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는 작품성과 흥행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다. 웨스트엔드에서 2900회, 브로드웨이에서 1567회 장기 공연을 하고 토니상 7개 부문을 수상한 것이다. 가난한 농부의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배우에서 국모의 자리에 올라 서른셋의 나이에 요절한 에바 페론의 드라마틱한 인생에 빨려든 때문일 게다. 물론 음악과 가사, 연출 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탄탄한 구성이 주는 극적 감동을 빼놓을 수 없다.
뮤지컬 의 백미는 음악이라 할 수 있다. 대사 없이 오페레타로 이뤄진 이 작품은 전 장면을 노래로 풀면서 “탱고를 추면서 가는 동화 속 로맨스로부터 인간적인 비극에 다다르게 하는 여행”을 안내한다. 에비타가 휠체어에 앉아서 부르는 ‘날 사랑해줘요’(You Must Love Me)는 관객의 가슴에 파고든다. 그런 팝, 록, 재즈, 라틴 등 여러 장르를 포괄해 마력을 뽐내는 음악이 탄탄한 드라마 속에서 인물을 생생하게 살려낸다.
에바 페론에 의한, 에바 페론을 위한 뮤지컬이라 할 수 있는 . 당연히 에비타는 모든 여배우들이 꿈꾸는 배역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동갑내기인 배해선과 김선영이 에비타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이들은 매혹적인 연기로 국모의 면모를 보여준다. 여전히 시대의 코드로 통하는 혁명가 ‘체 게바라’ 역은 남경주가, 페론 대통령 역은 송영창이 맡았다. 이 계절에 탱고의 선율에 빠져들어볼 만하다. 2월15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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