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온 바다에서 차를 마시다
한승원 외 지음, 예문(02-765-2306) 펴냄, 9800원
소설가 한승원, 시인 곽재구, 문화평론가 조병준, 영화평론가 김영진 등 11명의 차 에세이 모음집. 소설 로 우리 차를 중흥시킨 초의 스님의 삶을 그린 한승원씨에게 차는 삶의 철학이다. 차를 마신다는 것은 우주 시원의 힘을 회복하는 것이며, 생체시계의 건전지를 충전하는 것이다. 곽재구씨가 순천 해룡면 와온 바다에서 마신 차는 청춘의 기억을 떠올리고, 육십 평생 차와 함께해온 지허 스님에게 차는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다리였다.
과학사의 유쾌한 반란
하인리히 찬클 지음, 전동열·이미선 옮김, 아침이슬(02-332-6106) 펴냄, 1만원
우연이 큰 역할을 한 과학사의 주요 사건들을 살펴본다. 고고학, 인류학, 생물학, 의학, 약학, 화학, 물리학 7개 분야에서 인류에 중요한 기여를 한 35가지 과학 사건이 소개된다. 각 사례들이 우연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 설명한다. 개의 오줌에 몰려드는 파리 떼를 이상히 여기면서 췌장의 기능이 밝혀지고 인슐린이 개발된다. 웃음가스와 마취제의 개발에 얽힌 웃지 못할 사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발견하는 과정 등도 흥미진진하다.
시크릿 하우스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생각의나무(02-3141-1616) 펴냄, 1만4천원
평범한 하루의 일상에 숨겨진 특별한 과학 이야기. 집은 그리 만만한 세계가 아니다. 샤워기에서 변기를 거쳐 칫솔까지 여행하는 수십억 개의 세균, 매일 밤 우리와 아늑하게 잠드는 수백만 마리의 진드기, 백악기 원시바다를 재현하는 주전자의 세계가 펼쳐진다. 달걀 속에서 벌어지는 노른자위와 세균의 전투나 잔디밭에서 기묘한 탑을 쌓는 점균류의 웅장한 엑소더스 현장도 흥미롭다. 지은이는 매일같이 접하면서도 볼 수 없었던 과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아름다움을 보는 눈
홍사중 지음, 아트북스(031-955-7977) 펴냄, 1만8천원
불상, 동양화, 정원 등 전통 문화재와 생활문화를 통해 한국인의 심층에 잠재해 있는 미의식을 파헤친다. 한국에는 예로부터 미학이 없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이란 몸으로 느끼는 것이지 머리로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었다. 합리적인 논리를 초월한 곳에 아름다움이 있다고 보는 것이 전통적인 미의식이었다. 지은이는 불상의 눈이나 풍류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름다움의 원리를 규명한다. 그리고 근대 이후의 서구화돼가는 미의식을 지적한다.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을 가다 1·2·3
신정일 지음, 황금나침반(02-514-2642) 펴냄, 각권 1만6천원
대동여지도에 군이나 현으로 표시된 지방을 찾아가, 현재의 모습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낸다. 책에 실린 90곳은 1914년 일제의 지방관제 통폐합에 의해 폐현, 폐군이 된 곳 중 남한에 속하는 지역만을 추려낸 것이다. 지은이가 돌아본 옛 고을은 아름다운 풍경, 한산한 장터의 모습, 퇴락한 읍내 골목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사진보다 가치 있는 것은 그곳의 노인들을 통해 채록한 이야기다. 과거의 풍경이나 풍물들은 잊혀지고 있는 귀중한 역사다.
To Do
마이클 오그던·크리스 데이 지음, 이은선 옮김, 한겨레출판(02-6383-1609) 펴냄, 1만1천원
영국의 두 젊은이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 100가지를 10가지 주제로 나눠 꼽았다. 이들이 만든 2DO(To DO·해야 할 일) 리스트는 인터넷을 통해 세계로 퍼져나갔고 이를 접한 수많은 사람들이 의미 있는 인생을 위해 자신들만의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책은 리스트 중 많은 이들이 공감한 내용을 골라 정리했다. 집안의 요리책 만들기, 드럼 연주하기, 군중 속을 알몸으로 달리기 등 각자의 소중한 ‘도전’이 그려져 있다.
마주 보는 한일사 1·2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사계절(031-955-8558) 펴냄, 각권 1만2천원
한-일 양국의 역사 교사들이 공통의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각 시대의 주요 쟁점들을 서술한다. 한국의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일본의 역사교육자협의회가 진행한 공동 역사교재 작업의 결과물이다. 선사시대에서 개항기까지 한국과 일본의 역사가 지닌 닮음과 다름, 교류의 역사를 비교 서술하기 위해 18개의 주제를 선정하고 주제별로 한국과 일본 필자가 쌍을 이뤄 하나씩 썼다. 조선통신사에 대해서는 양국 필자들이 의견을 통일해 하나의 글로 정리했다.
엘리노어 마르크스
스즈키 주시치 지음, 김욱 옮김, 프로메테우스(02-3142-1012) 펴냄, 1만8500원
칼 마르크스의 딸이자, 그의 사후 마르크스주의의 정통성을 잇는 인물로 여겨진 엘리노어 마르크스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한다. 60년대 후반 지은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유학 시절, 세계에 흩어져 있는 엘리노어와 관련된 편지와 일기, 메모를 일일이 수집해 정리했다. 마르크스의 세 딸 중 오직 엘리노어만이 사회주의의 투사로 성장했다. 엘리노어는 남편과 함께 영국 사회주의 조직을 지도했다. 그녀는 미숙련 노동자들의 운동 한복판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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