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력 말살 매체’라는 공격을 반박하는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이 시대 마지막 새벽의 유희자는 게이머다. 퇴근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아침이 오는 줄 모르고 게임에 열중한다. 컴퓨터 화면 너머로는 케이블 게임 채널이 고정되어 있다. 내일 아침 출근도 거대서사에 골몰하는 동안에는 현실 너머로 물러난다. 하이 퀄리티의 영상과 실감나는 사운드, 빠르고 끊기지 않는 접속 환경, 컴퓨터 및 통신 인프라도 이 게이머들이 해낸 일이다. 이 풍경이 한국에서만 유별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사는 사람은 한국에 전세계 어디보다도 많다. 라프 코스터는 <재미이론>(디지털미디어리서치(02-325-8425) 펴냄, 안소현 옮김, 한쿨임 감수, 1만5천원)에 실린 ‘한국의 독자에게’에서 이 책이 한국에 출간되는 것이 영광이지만 “한국 사람들이 이미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다”고 말한다. 코스터씨, 안심하세요. 게임에 대한 열중도가 높지만 당신이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는 한국에서 논의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소니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사의 수석 크리에이티브인 라프 코스터는 ‘울티마 온라인’의 개발에 참여하고 ‘스타워즈 갤럭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그는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종사자들과 달리 여가시간도 많은 듯, 이 책 오른쪽 페이지를 장식한 그림을 손수 그렸다. 기타와 만돌린을 연주하며 싱어송 라이터로도 활동한다. 이 책은 그가 게임 개발 15년의 경력(하지만 1971년생)을 바탕으로 왜 어떤 게임은 재미있고, 어떤 게임은 재미없는지, 게이머들이 언제 게임에 싫증을 내는지, 영리한 게임의 전략은 무엇이고 앞으로의 게임 디자인은 어떠해야 할지에 대해서 해설한다.
이 책은 게임이 받는 ‘나쁜 매체’ ‘창조력을 말살하는 매체’라는 공격을 이론적으로 반박한다. 미국 언론과 학부모회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것이다. 저자는 게임의 구체적 요소들은 추상적인 일련의 룰을 포장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차를 몰고 보행자를 치는 게임 <죽음의 경주>는 보행자를 치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며 수학적인 패턴을 훈련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 게임이 공격받고 있지만 예전 회화, 무용, 소설, 영화, 로큰롤도 그러했다. 게임은 ‘재미있게’ 확률과 공간 감각을 익히게 하며 생존기술 전략을 가르친다. 이 반박은 1970년대 후반부터 교육계에서 꾸준히 추진한 ‘교육의 놀이화’와 맥이 같다. 하지만 비도덕적인 게임을 변호하면서도 그는 사회적 책임의 문제와 씨름한다. 인간 조건에 대한 이해가 적용되고, 스스로 인간의 사고 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는 게임이 만들어져야 함을 역설한다. 현재 게임의 문제는 “섹스와 폭력이 너무 많은 게 아니라 ‘천박하게’ 표현”되는 것이다.
오른쪽 페이지에 계속되는 그림은 ‘툭툭 던지는 식’이라 쉽지만은 않은 저자의 논리 전개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어색한 번역투가 간간하지만 ‘주’(註) 밑에 엎드린 고양이가 “뭘 줄까”라고 대답하는 등의 ‘센스’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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